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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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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 2010.04.27. 20:43









여름 방학을 한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집에서 심심한 나날을 보내기 싫어서 학교에 있는 컴퓨터실을 가기로했다.

우리집에는 컴퓨터가 없었기 때문이다.



방학이라 학교에는 경비아저씨 외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경비아저씨한테 부탁해 컴퓨터실 열쇠를 받고 컴퓨터실로 향했다.

문을 여는 순간 악취가 코를 찔렀다.

그냥 청소를 안했기에 그러려니 했다.



컴퓨터를 빨리 하고 싶은 마음에 악취는 생각도 안하고 컴퓨터를 켰다.

게임에 빠져 한참 하고 있을 때 우연히 고개를 돌려보니 한 컴퓨터가 켜져있었다.

무슨이유인지 궁금해 게임은 뒷전으로 생각하고 그 컴퓨터 곁으로 가보았다.



컴퓨터에 있는 폴더들을 보던 중 '일기' 라는 파일 발견하였다.

호기심에 나는 그 파일을 열어보았다.



- 1997년 7월 22일 -

우리가 방학하고 별로 안된 날짜였다.

나 외에도 누군가가 왔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삼일째다. 컴퓨터실 문이 열리지 않는다.

컴퓨터실 문이 철로 되어 있어서 부술 수조차 없다.

지금은 방학이라 아무도 오지 않는다.

소리쳐봐도 소용이 없다.'



- 1997년 7월 25일 -

'배가 너무 고프다.

너무 배고파서 내가 입고있던 옷을 먹었다.

너무 맛없다. *히지 않았지만 끝까지 *어서 삼켰다.

제발 누군가가 왔으면 좋겠다…'



- 1997년 7월 27일 -

'이젠 입고 있던 옷조차도 다 먹었다.

옷을 먹어서인지 배가 너무 아프다.

그래도 배고픈 것 보다는 낫다.

아‥ 난 언제쯤 여기서 나갈 수 있을까? 배가 너무 아프다.'



- 1997년 7월 30일 -

배가 너무 고프다.

내 필통에 칼이 있었다.

칼로 내 손가락을 잘라 먹었다.

너무 역겨웠지만 고기 먹는다고 생각하고 그냥 먹었다.

배가 고파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왜 아무도 안 오는걸까? 죽기는 싫은데...'



- 1997년 8월 2일 -

오늘은 내 다리를 잘라 먹었다.

이젠 적응이 된걸까? 전혀 역겹지 않다. 오히려 맛있게 느껴졌다.

나는 내 다리를 먹으면서 내가 너무 무서워졌다.'



- 1997년 8월 5일 -

'차라리 죽고 싶다. 너무 힘들다.

몸도 움직이기 힘들다. 자살이라도 하고 싶지만 너무 무섭다.'



- 1997년 8월 10일 -

'난 오늘 죽기로 결심했다.

내 손을 먹고 내 다리를 먹은 나 자신이 너무 무섭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보다도 나를 더 무섭게 하는 것은,

컴퓨터실 문틈사이로 날 노려보는 경비원 아저씨의 눈이었다.'



마지막 일기를 읽고 소스라치게 놀라 집에 가려고 문쪽으로 가니,

컴퓨터실 문은 어느새 잠겨있었다.

또한, 나를 쳐다보는 경비아저씨의 눈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