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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parting
511 2007.09.03. 05:06

















우린 살면서 인연보단 이별을 더 많이 겪는다.

이상하게도 이별은 매번 어색하고 아프기만 하다.

이별할 때 - 이렇게도 이기적인 우리들은 대체 무엇을 아쉬워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고 또 무엇을 아파하는 것일까.

수없는 이별과 소비적인 만남이 반복되면서도 우리는 그안에 진짜 인연이 있기를 바란다.

무엇이 잘못된 건지 알기도 전에 우리는 그 사람과 반드시 이별해야 하고

또 새로운 사람에게 적응해야 하고 그 사람의 습관과 싫어하는 것들을

외우기도 전에 또 다른 사람의 유혹을 고민해야 하기도 하다.

사실 우리는 진짜 인연을 원하는 것이긴 한 걸까?

이별을 경험하면서 우리가 우는 이유는 수십가지도 넘을 것이다.

누구는 진심에 대한 배신감일 수도 있고 누구에겐 성에 대한 후회일 수도 있겠다.

또 누구에겐 이별하기까지 들은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일 수도 있고

더이상 그 사람과 추억을 만들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겠다.

어느 쪽이든 분명한 건 이별은 항상 자의적인 해석이 난무해서 하나의 이별에 끝도 없는

원인과 이유가 반복 재생산 된다는 점이다.

이젠 유행이 지난 '쿨'이라는 코드에 맞춰 '안녕'하고 쉽게 떠나고 보내줄 수 있는 관계에도

사랑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이별이 꼭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란 걸 알았을 때에

이해할 수 있는 사실이다

우리는 언제나 헤어질 수 있는 사이이기도 하지만 또 언제나 다시 만날 수 있는 사이이기도 하다.

지금의 미움과 불만은 일주일만 지나도 새로운 불만들과 삶의 더 큰 고통들로 잊혀지고 만다.

하지만 우리들이 반드시 이별해야 하는 이유는 어쩌면 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현재의 나에 대한 거부인지도 모른다.

그저 심심한 게 싫어서 누군가를 만나려 했던 사람들에게도 이별은 아프긴 아프다.

그나마 그런 소비적인 관계도 서로가 어느정도 되지 못했다면 애초에 시작되지도 않았을테니까 말이다.

이별은 아프지만 그저 아파하고 잊는 방법을 지식 검색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적어도 이별을 통해 무엇을 반복하면 안되는지를 꼭 기억해야 한다.

그것이 이별하면서 이별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가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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