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매서운 바람이 내 얼굴을 훑고 지나가는 어느 추운 날이었다..
나는 군인이다... 이제 곧 제대를 앞둔..말년병장..
내가 근무하는 곳은 철원의 어느 gop.
새벽 늦게 보초를 서고 있는 나는 몹시도 추운 날씨와 아직은 덜깬 정신때문인지....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눈은 서서히 감겨져 갔고...
그리곤 나도 모르게 정신을 잃었다....
부스럭..부스럭..
전방의 부스럭소리때문에 추운날씨에 신경이 곤두서있는 나는 잠에서 확깼다.
...."산짐승인가,.?"
그곳에선 뜻밖에 어떤 할머니 한분이 나에게 걸어오고 계셨다..
어떻게 민통선(민간인 통제구역)인 gop철책에 가느린 할머니가 들어올 수 있단말인가..
하지만 그때의 나는 비몽사몽상태라 그런것따윈 머리속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할머니..여긴 어쩐일이세요?"
"응..군인양반~ 내가 지금 봉봉을 먹으려고 하는데 이 늙은이가 손가락에 힘이 없네.. 이것좀 따주게"
라며 나에게 봉봉(캔음료수) 을 하나 건네주셨다.
"아이..참 할머님도...이런것때문에 여기까지 오셨어요?"
그 순간 긴장은 풀리고...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봉봉 손따개에 손가락을 넣었다..
이질감..
뭔가 이상하다...
이건 아니다..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까 봤던 할머니는 온데간데 없었다.
그리고 난 수류탄 안전핀에 손가락을 넣은채 멍하니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