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는 10일간 연애를 했고, 헤어졌습니다.
친구가 물었습니다.
왜 헤어졌냐고...
음...
그 사람은.. 낮엔 학생이었고 밤엔 음악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과특성상 설계과제때문에 주말밤을 꼬박 지새워야합니다.
술을 마실려면 평일날 마셔야하구요.
그렇게 서로 다른 곳에서 살던 우리 두 사람이 만나게되면서..
각자 서로의 생활패턴을 잠시 뒤로 내팽겨치고
서로에게 빠져있었습니다.
10일이란 짧은 시간..
얼굴을 직접마주하고 했었던 데이트는 8일남짓이군요.
사랑... 까지는 아니었고,,
사랑이란 감정이 만들어지는 단계였지요.. 마냥 좋은.... 머 그런... ㅋ;;
나의 생활을 버리고, 그 사람의 생활을 버리고
우린 만났습니다.
만나다보니.... 이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저보단 그 사람이 더 걱정이었습니다.
서울과 용인.. 넉넉잡아 2시간남짓 거리는 거리를.. 하루에 왕복으로
4시간여를 낭비해가며 왔다갔다 거렸고,
만날 땐 좋았지만, 헤어진 이 후엔, 서로의 하루 일과를 마무리 지어야했기에
빠듯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밤샘이야 뭐.. 적응되었다지만.. 그 사람을 만나는 동안엔
설계과제뿐아니라 다른 과제들로 매일 밤을 지세워야했기에
수업시간엔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으며,
시간이 모자랐기에,,,
설계과제마저 대충대충 완성해가서 교수님한테 꾸중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 사람도
같이 음악을 하는 친구에게 미안해서 게으름을 부릴 수 없었고
학과공부와 과제도 병행해야했기에..
서로가 체력적으로 힘든 10여일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눈에서 멀어진 상태로 연애를 하기엔 제 마음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결국 먼저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말도 안된다며 화를내던 그에게,,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으며 조금 진정이 된 그가 그러더군요.
떨어져있어도 마음만은 함께 할 수 있을만큼의 믿음이 생기기엔
우리의 만남은 짧았다고..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하단 말과 함께
못난 자신을 용서하라는 말과 함께...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그 땐 괜찮겠지? 라는 미련섞인 한 마디를 남기고
그는 떠났습니다.
자신의 생활과 꿈을 챙겨가며 연애를 하기란 힘든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내 생활에 지장을 주기는 커녕 활력소가 되리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우린 그 반대로 이끌려갔고,,
결국 ..
만나기 전에 있던 서로의 위치로 돌아가
만나기 전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냥 그랬습니다-_ -;;
몇 해 전에 이서진과 故이은주 주연의 '불새'라는 드라마 기억하십니까?
약간 다른 상황이긴하지만,,
그 드라마 완결부에 '타이밍'에 관해서 주절거리던 게 생각납니다.
사랑에 있어서 '타이밍'이란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서로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기가막히게 등장해주는 것..
그 것이 바로 '인연'이라고... 싸이월드에 돌아다니더군요.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린 그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것이겠지요..
그랬겠지요..
-끝-
-_-;;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