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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그저 그런 이야기.26
341 2010.06.24. 09:38

TV,컴퓨터같은 누구의 집에나 있을법한 가전제품 또한 공간부족으로 인해선지

일부러 안 들여놓은건진 확신할 수 없다만... 없었고

정말 그 집에선 서로만 말똥말똥 쳐다볼뿐,

아무것도 할것이 없었다.

서먹한 분위기가 싫었는지

"오빠~ 우리 밥먹으러가자~!"

그러곤,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내 팔을 질질끌며 집밖으로 나서는 예린이였다.

잠깐 걷다보니 왠지 비싸보이는 음식점 앞에 서서,

"여기가 맛있어~"를 연신 외치는 예린이에게 못이겨

가끔은 사치를 부려도 좋겠지

사랑하는 그녀에게 사주는 밥인데 돈이 아깝겠냐 싶어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들어가는 우리였다.

메뉴판을 열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무슨 한끼 식사가 1인분에 50000원을 넘는...

정확히 내 3주간의 식비를 일순간에 날려버리는

이런 음식점이 다있냐며 불만이 생겼지만

메뉴판에 구멍이 날 정도로 뚫어지게 보고있는 예린이를 보고

차마 나가자고 말 할 수가 없더라...

우리는 제각각 음식을 시키고

'맛은 일품이겠지' 싶었는데

기대가 컸던 탓일까...

생각보다 맛있지도 않아서 적잖이 실망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눈치가 빠른 예린이는 내가 시킨것을 먹어보더니

"퉤~ 맛없어... 오빠 왜 이런걸 시켰어!"

되려 나한테 화를 내는 예린이였다

"쩝... 이런데 와봤어야지..."

화내던 얼굴에서 미안한 얼굴로 변하는건 0.1초도 안걸렸던것 같다.

그렇게 식사가 끝나고 후식까지 서비스로 챙겨주는 여종업원에게

감사를 표하고, 둘은 이쁜 유리컵에 담긴 아이스크림을

사이좋게 떠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역시 같이 있을땐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것인지

슬슬 음식점 직원들의 눈치가 보여 황급히 레스토랑을 나왔다.

식사도 끝났겠다...

다이어리가 무척 신경쓰였던 나는

헤어지기 싫어하는 예린이를 무리하게 집으로 들여보낸 뒤,

집으로 가는 택시에서 그녀의 일기를 읽기 시작했다.

그 다이어리의 첫장은

우리가 아직 대화도 시작하기전...

만난지 4개월째부터의 이야기로 첫장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엔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였을뿐더러, 대화한번 나눠본적 없는 사이였는데

그 때부터 적게는 두줄, 많게는 열줄까지

나에대한 이야기로만 가득 차 있는 다이어리였다.

첫장만 자세히 보고

나머지장들은 대충만 훑어보았는데,

모두가 나와의 추억만을 적어놓은 다이어리였다.

애초의 목적인 예린이를 알기 위함은 실패해버렸지만...

예린이의 머릿속엔 나로 가득 차 있다는것에

감동이라는 감정을 오랜만에 느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