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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Part #1- 초등학생
1147 2007.11.19. 02:52

수능시험은 잘들 보셨는지요?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분들에게 제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선배의 입장에서 끄적입니다.

저보다 연륜이 있으신 분들에겐 그냥 한낱 주절거림으로 보이겠지만,

그러지 않은 분들에겐 제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여태껏 누누히 언급했던 제 과거사(?)를 열거할 예정이오니,,,,

뭐,,, esc누르는 타이밍은 상관하지 않습니다만

'그 따위 이야기 이제 듣기 싫어!! 지긋지긋해!! ' 라는 편지만은 보내시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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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은 시골입니다.. 그것도 아주 무진장 시골....

초등학교 졸업동기가 13명..

1학년 때 부터 6학년 때까지 쭉 한 반이었던 멤버들이었죠.

동창들은 물론이고 전학년 가족들의 숟가락 젓가락이 몇 개이고 몇 마리의 개를 키우는지..

속속들이 사정을 다 알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작은 학교였습니다.

형제, 남매, 자매들이 다 같은 학교를 다녔고,

동네라고 해봤자 딱 2동네에서 모여든 학생들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부모님은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다 아는 사이였으니까요...


저희 학년은 총 13명......

거의 개인과외이다시피 수업을 받았습니다.

선생님들도 물론 죄다 좋은 분들이셨구요,,

저학년 땐, 생일날만 되면 부모님들께서 농사일 마다않고 학교로 찾아오셔서

케익과 과자 음료수를 포함해서

저희들의 점심을 해결해주시고 가셨더랬습니다 (도시락 세대였으니까요~)


학생수가 적었기에 선생님께선 우리들 한명한명을 그냥 방치(?)하지 못하셨습니다.

기초 교육은 아주아주 튼튼했죠.ㅎㅎ


그렇다고 공부만 시키신 것도 아닙니다...

선생님들께서는

체육시간이고 뭐고 없이,,, 날씨 좋은 날이면 매일 운동장에서 뛰어놀게 하셨고,

개구리에 대해서 배우던 시절,

다같이 논으로 나가서 올챙이를 잡아다가

교실 수조에 가져다 놓고, 앞다리 뒷다리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하였고,

다같이 뒷산으로 올라가서,,

올라갈 땐 좋았는데,,, 내려오는 길을 잃어버려서

어쩌다가 내려와보니 저희 동네여서

그대로 그냥 집으로 가니 놀라하시던 엄마를 붙잡아

학교에 전화를 걸어 그 날은 그렇게 하교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자연을 벗삼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그 학교 다니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폐교가 되어 근처 큰 학교에 가야만 생활기록부를 찾아볼 수 있게되었지만 말입니다.



'꿈'이라는 개념은 몰랐지만

'되고 싶은 것'은 꼭 한 가지씩 있었던 우리들이었습니다.

선생님들도 그러한 개개인에게 일일히 신경을 많이 써주셨고

학교 자체내에서 상장을 만들어서 우리들의 꿈을 힘껏 북돋워 주었습니다.

시골이기에,,,

부모님들이 다 농사일에 바쁘셔서

학교에서라도 학생들의 꿈을 책임져야겠다는..

그런 일종의 책임감이었을 거란 생각을 지금에서야 하게되었습니다.


하루종일 뛰어놀기 바빴기에

기말고사 중간고사 라는 개념도 없었고

시험을 치면,, 그런가보다.. 라고 여기고

시험공부도 아예 하지 않았던,,,,


어떻게 보면 세상물정 하나도 모른 채

정말 순수(?)하게 보냈던 날들이었습니다.



하교 후엔, 동네 공터가 우리의 놀이터였고

학교에서처럼 딱히 놀이기구가 없어도,

땅에다가 그림을 그린다거나 주변의 돌들을 이용해서

저녁시간까지 재밌게 놀았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난 후엔

동네 제일 윗집에 사는 친구녀석이 내려오면서

'XX언니~ 노올자~' 'XX야~ 노올자~' 하고, 사람들을 불러냅니다.

그 부름에 이끌려 '어~' 하고 뛰쳐나가서 자기 전까지 놀다가

9시 딱 되면 곤해서 잠의 나락으로 떨어졌었던....


그러한 나날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