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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Part #3- 고등학생
765 2007.11.25. 04:18

2001년 고등학교 입학.

학교가 그리 공부만 하는 학교가 아니라서....

종합고등학교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인문계와 실업계가 붙어있는 학교...

실업계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같이 어울려 놀다보니 그럴 수 밖에요..

중학교에서 같이 놀던 친구들 몇명이 실업계로 진학을 했고,

공부할 분위기는 크게 조성되지 않았습니다.


여하튼 입학 후,

3월, 4월,, 미친듯 공부했었습니다.


그 때의 제 하루일과는 이러했습니다.

등교길엔 어김없이 EBS를 들었고,

아침엔 보충수업이 아닌 자율학습을 했었던지라,,

9시까진 무난하게 들을 수 있었지요.

잠을 잘 때 듣는 영어도 도움이 된다고 들은바가 있었기에,,

피곤해서 조는 순간에도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엇습니다.


주입식은 학교만으로도 충분했다고 여겼는데다가,

무엇보다 저 스스로의 패턴대로 공부하고 싶어서

학원보단 학습지를 하나 받아봤어요.

아시다시피 학습지는 예습위주인지라, 입학전에 3,4월에 배울 것들을

웬만큼 이해한채로 수업을 들어서,,

수업이 참 재밌었습니다.



그렇게 5시였나.. 6시였나.. ㅡㅡ;

졸업한지 얼마나됬다고,, 벌써 하교시간을 잊어버렸군요;;;


하교를 하고, 집에와서 저녁을 먹고

독서실로 직행했습니다.

11시까지 4시간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미친듯 공부만 했지요.

그 때 공부했던 양을 100이라치면 70%는 영어공부에 쏟았습니다.

영어로 일기 쓰기, 독해 문제집, 문법공부, 단어공부...

듣기는 EBS로 했구요.

그리고 중학교 때부터 가장 취약했던,

사회에 영어 다음으로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3월 한 달 다니니까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베여서

4월부턴 집에서 하기로 결정했는데,

저도 놀란게,,

그 좋아하던 TV도 자연스레 끊게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ㅋㅋ

저녁먹고 바로 앉아서 11시까지...

수학공부에 집중했던 날은..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풀릴 때까지

밤을 새서라도 제 힘으로 풀어서...

그렇게 공부했었죠.

지금와 생각해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그 때 엄마랑 아빠가 나누시는 대화를 들었는데

"쟈는 하나 정하면 딴 건 귀에 안들어오고 무조건 그것만 한다니까...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 싶을 때는 그렇게 안하더만

목표 하나 잡아놓으니까 하지말라고해도 하는데,, 참말로 신기하구마.. "



그리고 5월 초.. 중간고사...

평균 96점, All 수를 기록하게 됩니다.

기뻣고 기뻣고 또 기뻤습니다.

물론 부모님들께서도 기뻐하셨구요...



그렇게 영어통역사, 한국외국어대학교의 꿈은 고3때까지 올라가게 되었지요.

물론 고1... 이 게임을 접하게되면서 점차 초심이 조금 흐트러졌지만요... 하핫...

1학기 수시모집....

중학교 때부터 꿈꿔왔던 한국외대에 지원을 했고,

내신 1등급답게 서류심사는 무사히 통과...

친구들과 선생님의 응원을 받고, 힘차게 논술시험을보러가게됩니다.

그리고 결과는 낭패였지요.


그 뒤로 일종의 회의가 몰려오더군요.

내가 은사님의 영향으로 너무 이 길만 바라보고 살아온게 아닌가..

무쟈게 외곬수적인 면이 강해서..

하나 정하면 쉽게 바꿀줄 모르는 제게 큰 충격이었고,

모든 걸 손에서 놓은채, 멍하니 2주일정도를 보내게 됩니다.

공부고 뭐고,, 손에 잡히는게 없었죠.



집에서 인터넷만 주구장창 하던 와중에

우연히 '롱샹교회'라는 멋드러진 건물 사진을 보게되었습니다.

정말 우연이었죠.

그리고 저는 또 한번 큰 충격에 휩쌓입니다.

'건물이 이렇게도 지어질 수 있구나..'

'건축.... 하고싶다.. ' 라고...



그렇게 우발적으로,, 희미하게 잡았던 목표하나는

제 모든 걸 바꾸어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