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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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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 2007.12.15. 04:55











언제부터인가..나에겐 현재는 사라지고 추억만이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 그랬을까.

일일이 따져가며 기억을 뒤집어엎고 생각을 해본다면 결국 찾아낼 수는 있겠지만..

그러는 내 모습을 허락할 수 없기에 그러긴 싫다.

예전에 알고 지내던 그녀 생각이 났다.

그녀와 관련된 음악을 들으며 “참 좋았었는데...”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평소 친구 전화번호 하나 못 외우는 내가 그녀의 전화번호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던 걸 보면..적어도 스친 인연은 아니였나보다.

그녀에겐 나라는 사람이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나에겐 그러했다.

아니 어쩌면 아무것도 아니였는데...괜히 현재 기분 탓에 그렇게 느끼고 싶어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녀가 사진을 올린 홈피에 접속해 그녀 사진을 보며 웃는 나.

그녀 사진을 보고 있는 내 모습...참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물론 좋아서 웃는 건 아니였다...

순간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씁쓸해졌기에..그리고 현재 이 기분을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생각나지 않기에 그냥 멍하니 미소만 짓고 있었던 것이였다.

난 무엇을 바랬던 것일까...?

난 정말 무엇을 바랬던 것일까....?

그런 것 따윈 없었다...

그녀를생각할때마다 만들어진 미소는 분명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리라.

그저 그걸로도 좋았다.

난 지금 무엇을 바랄 처지도 아닐 뿐더러 이렇게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난 다시 우울해졌다..

아름다운 추억은 이토록 많고 많은데..현재의 나는 어디에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추억은 아름답다.

하지만 추억은 더 없이 투명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울 수는 있어도..

현실을 이기지 못한다. 현재의 외로움을 극복할 수는 없다.

추억은 그저 추억일 뿐이다.

추억의 우리가 추억의 너와 내가...아무리 대단했다고 한들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들을 생각했다.

날 스쳐갔던 사람들..

내 곁에 잠시 머물렀던 사람들.

날 애타게 만들었던..사람들..

혼자보다 함께인 것이 더 외롭다는 걸 가르쳐준 사람들.

그리고 끝까지 떠나지 못해 이렇게 글까지 쓰게 만들었던 사람들.

하지만 이 모든 건 언제부턴가 끊겨버렸다. 정지되어버렸다.

사실 난 알고 있다.

현재 이 세계에서 살고 있는 나는 더 이상 힘이 없다는 것을..

예전처럼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 아름답게 예쁘게..추억을 그려놓을 마법 같은 힘이

지금 나에겐 없다는 것을..

어쩌면 이 모든 일들은 내 스스로가 자처한 일일지도 모른다.

헤어지고 만나고 헤어지고 만나고..하는 인연의 흔한 반복이였지만..

난 그 반복됨이 무척 두려웠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가을이 오면..길거리를 휩쓸고 다니는 수많은 단풍잎들처럼..

나도 오랜시간이 지나서도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너에게로 다가가면
언제나 많은 사람들중에

하날 뿐이지
때론 내게 말을 하지

사랑이라는 건
우정보다 유치하다고

너에게 이런 내가
부담인줄 알지만

너무 많은 이해심은
무관심일수도 있지

넌 내곁에서
한발 물러서 있지만

너의마음 깊은곳에서
날 찾고 싶었던거야

널 사랑한다
말을 한다면

넌 내게 구속이라
말을 하겠지만

너에게 나만의 널
원하는건 아냐

다만 내게
조금만 더 널 보여줘

있는 그대로의 네모습을

<이승환 - 다만>



이승환의 다만.

노래보다 가사가 더 마음에 와닿았던 곡.

한 동안 노래방 가서 이 노래만 불렀던 기억.

그리고 이 곡을 추천해주었던 너..

그런 추억 모두 사라지고...

이제 노래만 남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