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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에인트이야기 - 아벨에서의 재회 - [6]
220 2001.08.14. 00:00

문득.. 오랜 상상을 했나 보다. 나는 한동안 아벨 거리를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 예전의 그 활기찬 미래를 꿈꾸던 도시의 영혼은 이미 승천하였고 거리엔 무감각하게 자신의 갈길만을 걸어가는 바쁜 사람들만이 우글거렸다. 어느새 내 발길은 아벨의 술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한때는 도적들의 보금터였던 술집 공터는 이미 옛 전설을 머금고 아이비만이 무성할 뿐.. 그러나 무르익어가는 지붕 위의 구름더미가 보드라지며 내 마음에 스며들어갔다. '그는 아직.. 남아있는걸까..' 나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술집 문을 열었다. 사람은 없고 한적한 곳에 마담이 창 밖을 보며 팔을 베고 꾸부정하게 앉아 있고 진한 나뭇 향기가 나는 내음 속에서 한 남자만이 테이블을 지키고 술 아닌 술을 바라보며 정적을 메워나가고 있었다. "코라..드.' 나의 나지막한 목소리를 들어서일까.. 그는 물에 젖은 듯한 찰랑찰랑한 머릿결을 위로 젖히면서 그 한기에 가까우면서도.. 웬지 어두운 눈으로 나를 힐끔 쳐다보 았다. 한동안 멍하게 서로를 응시하더니 결국 그가 나를 보고 자신의 테이블로 다가오라는 몸짓을 했다. "살아있었는가.. 약속대로.." "응.. 글쎄.. 죽었다고 해야할지 살았다고 해야할지.." 녀석에게 나조차 괴물딱지가 되어버렸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웬지 그럴 힘이 나질 않았다. 그놈의 눈을 쳐다보면.. 무슨 말이든 다 얼어붙곤 했으니까.. "날개가 유난히 예쁘군." "아.. 내 날개.. 큰 편은 아니.. 헉! 그럴리가.. 분명 감추었는데.." "뭐.. 숨길것 없어. 너희 종족은 나보단 하등하니 발악을 해도 보이게 마련이지." "그거 자랑이냐 무시하는거냐 ㅡㅡ;" "흣.. 건방진것도 여전하군. 넌 변하지 않았어." "...아직도 마을에 있는 이유가 뭐야?" "이 마을을 사랑하니까.." 그는 그때와 같은 답을 내줄 뿐이였다.. 그래.. 예전에.. 브레스로 사람들을 그렇게도 죽여놓고.. 무덤앞에서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면서.. 내게 하던 것처럼 글쎄.. 그가 과연 아벨에서 튀는 존재냐.. 아니. 이미 그의 존재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죽음을 부르는 코라드라는 자는 이미 아벨에서 없어졌고, 사람들은 그 저 눈알이 시퍼런 반미치광이 정도로 생각할 뿐이었다.. 그럴지도.. 그를 알게 되는 모든 사람이 그의 손에 죽곤 했으니.. 아니.. 이놈은 인간에게 도저히 애정이라곤 '눈곱만치조차 없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뭐 먹을래?" "글쎄.. 뭘 먹을까.. 여기 뭐 있는데?" "술집에 술하고 안줏감 고기밖에 더 있겠니?" "... 난 술 못마셔." "애군 -_-; 술하나도 못마시면서 어딜 감히.." "우씨 그게 뭐길래 그리도 자랑거리냐. 유치하긴." "흐흐. 그렇군. 그럼 에스코모이드 폭찹에 피에티안 한병만 시켜보지. 아주머님." 금새 자리엔 보랏빛 고기 한줌과 커다란 병 한개가 놓여졌다. 나는 처음에 에스코모이드가 무신 과일 이름인 줄 알았는데.. 사실을 알고 먹던 걸 다 토해 버렸다. 그는 내 꼬라지를 보고 한참을 웃어대며 연거푸 마셔댔다. 이미 날은 저물어 달빛이 창문으로 스며들 즈음 나는 엷은 초가 떨어지는 곳에 앉아 그가 낸 문제의 답을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엷은 웃음과 깊은 어두움을 품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때는.." - Tewevi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