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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못된사랑..
786 2008.01.09. 07:22
















차라리 만나지 않았으면 했다.

내 자신을 제어할 수 있을때 그만뒀어야 했고 아니라고 느낄때 돌아서야 했다.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그러기엔 너무나 그리웠고보고 싶었으니까.

이 넓고 넓은 세상에 겨우 만난 인연 한 번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을 믿었던 것이고

내 자신이 겁쟁이라서 피해버린 걸 훗날 스친 인연이란 핑계따위를 대며 후회하기는 싫었으니까.

안녕..?" 이라는 인사 한마디에 고개를 돌려버렸다.

아무렇지도 않을 거라는 나의 말 한마디가 거짓으로 들통나던 순간이였다.

애써 태연한척 했지만 말은 마구 헛 나오고 있었고이상한 곳만 맴돌고 있었다.

만나기전에 짜놨던 계획들은 산산조각 부셔져 버린 것이다.

유치하고 흔한말 같아 하기는 싫다만..참 아름다웠다.

흰 옷을 입고 있어서 그런지 눈부시기 까지 했다.

그래서 주위 남자들의 시선이 우리에게로 향하는 건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정확히 말하면 그 사람에게로 향했겠지.

참 언밸런스 했다..

누가 봐도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상관 없었다.

난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었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엔 내 마음은 너무나 바빴고 정신 없었으니까.

웃었다. 아무말 없이 그냥 웃기만 웃었다.

다른 사람이였다면 재미없다고 투정을 부렸겠지만.

그 사람이였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좋았다.

물컵을 만지작 거리며 그냥 웃기만 웃었는데도 느껴졌다.

그 느낌은 내가 첫사랑을 처음 만났을때의..그 마음과도 비슷했다.

좋았던 건지설레였던 건지..아무것도 모르겠다.

단지 그 사람에게서 눈을 떼기가 싫다는 그 생각 뿐이였다.

그리곤 길을 걸었는데..

난 어느새 그 사람의 손을 꼬옥 잡고 있었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자연스레 잡게 된 것이기에 서로의 마음이 통했던 걸지도...

순간 숨이 막혀왔고 벅차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축복하듯 하늘은 온통 보라빛으로 가득했다.

난 우습게도 겨울 이라는 걸 깜빡 하고 있었다.

아니 내가 오전부터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던건지 조차 깜빡하고 있었다.

시선과 마음은 오로지 내 앞에 있는 그 사람에게 향해 있었으니.

보통 사람들이 헤어지듯 그렇게 웃으며 헤어졌다.

다음에 다시 보자며..그렇게 헤어졌다.

여태껏 살아왔던 인생이 드라마틱 했으니..이젠 그럴일은 없을거라고 확신했다.

아니 사실 모든게 거짓말이였다.

그 사람과 함께 있는 내내 마지막일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다만 티를 내지 않았을 뿐이다.

밥을 함께 먹으며 젓가락을 입에 물고는..앞으로 자주 보자는 농담을 했지만..

그것 역시 서로가 서로를 속일 수 밖에 없는 거짓말이였을 뿐이다.

하지만 우린 알면서도 서로에게 속아넘어 가줬다.

우리는 처음에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들이였고,

만난다고 한들 그것이 어떤 변화를 가져 올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설령 변화가 있다고 한들 난 끝내 겁이나서 도망가 버렸을 것이다.

애초부터 그 사람에겐 다른 사람이 존재 했었고..

난 그 사실을 알면서도 그 사람을 만났던 것이였다.

인연이라는 확신을 느꼈고 완벽한 만남이라 생각했지만..

처음..부터 외로운 길을 걸어왔던..나의 착각에 불과한 것이였다.

그 사람과의 인연을 끊는다는 건 필히 담배를 끊는 것 보다 더 힘들었을 것이다.

담배는 끊던 끊지 않던..결국 내 선택에 달린 문제지만,

그 사람은 처음 부터 내 기억에서 지워져야 할 사람이라고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답을 눈 앞에 두고 일부로 모른척 한채 지금껏 방황하는 길을 걸어온 것이다.

그 사람을 잊어야 하는 것 보다 더 슬픈 것은..

그 사람은 결국 내 기억속에서 잊혀질 거라는 사실이다.

시간 앞에선 그 누구도 힘이 없다.

우리가 정말 인연이였다면,아니 인연이라면..

그 시간의 진리 조차도 무너트리겠지만 ..

지금은 그런 생각 조차 하질 않는다.

처음에..그 사람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좋아했던 것처럼..

끝도.. 바라는 것 없이..미련없이..집착 없이..아무 기대 없이 돌아가려 한다.

사랑이라 말하진 않겠다.

다만 난 당신에게 미쳐있었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하겠다.





P.s 평생 감기약을 이렇게 성실하게 먹어본 적은 처음입니다..

아픈척 티내는걸 지독히도 싫어하는사람이 저인지라 특정인물에게

티내지않기위해 숨기며 아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참..잠이 쏟아지는 걸 빼면 저는 아주 자알 지내고 있습니다

눈이 막 감겨서 컴퓨터 끄고 나가려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안부를 묻는 어떤 분의 글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몇자 남겨봅니다

누구라곤 말안하겠지만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