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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Untitled
853 2008.01.30. 10:20

채 동이 트기 전의 그 새벽녘,

금성인지 별인지도 모를 어떤 반짝거림이 내 눈을 자극시켰다.

목적은 있지만, 열정은 없는 길을 걷고있던 나에겐

굉장히 황홀한 유혹이었다.


급히 방향을 틀어 그 별을 향해 길을 나설 채비를 하였다.

걷다보면 더워져 벗어던질 것임을 알면서

왠지 모를 두려움때문에 옷을 엄청 겹겹이 껴입었나보다.

몸놀림이 둔해져서 하나씩 벗어던지고

더워서 하나씩 벗어던지고

티셔츠하나 반바지 하나만 걸친 채 걷고 있다.



한 개피 담배조차 물고 있을 여유가 없었음에도,,,

왜 그리 빈둥대었는지...

길거리에 꽃봉우리가 길동무가 되어줄 것이라며

꽤 여러송이를 꺽어들었고

스쳐가는 바람과 인사하기 바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알았으면서도

왜 이렇게

지금 와서야 스쳤던 바람들에 미련이 남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언덕을 몇 고비 넘어왔다.

하지만 여전히 그만한 언덕을 오르는 일은

내게 힘든 일이다.

문득

경험이 있는자와 없는 자의 차이는

고통을 얼마나 더 잘 컨트롤 할 수 있는가.. 의 차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라톤을 수백번 뛰었던 사람이라고하여

달릴 때에 숨이 가쁘지 않은 건 아니듯...



어슴푸레.. 막 동이트려나보다.

나를 매혹시켰던 별은 태양빛에 점점 사그러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붉게물든 동녁 하늘이 괜시리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