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저는 이제 갑니다.
무수한 세월동안 보살펴주시고 지켜주신 은혜 감사드립니다.
당신에게 짐이되지 않고자,,
당신을 나타내는 또 다른 얼굴이 되고자
지난 600여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만족하셨는지요..
그 고단했던 삶의 끝이 보입니다.
너무 슬퍼하지는 마십시요.
활활 타올라 하늘까지 뻗어가겠습니다.
오랫동안 곤했던 몸은 잿더미 위에 뉘이고
혼은 하늘로 올라가
그 곳에서 아버지를 지켜드리겠습니다.
참으로 많은 시간을 아버지 곁에 있었나봅니다.
이 한 몸이 사라지기까지.. 이다지도 오래 걸릴 줄이야...
저는 이렇게 가지만
아버지의 자식들이 또 다른 저를 키울 것입니다.
그들이 저를 대신해 아버지 곁에서 함께할 것입니다.
이제 하늘에서,, 그들의 앞 날을 보살피겠습니다.
걱정마십시요.. 고비가 많긴 했지만, 여태껏 잘 해온 자식들이지 않습니까..
안녕히 계십시요.
부디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굳건하게 아버지의 위상을 이어가시기를....
수천년 이어온 아버지의 기상을 온누리에 떨치시기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합니다.
- 조국이란 이름의 아버지께...
숭례문 드림.
***
눈물이 납니다. 원통하기 그지없습니다.
건축과에 재학중인 학생이 아니라
한 사람의 국민으로써
참으로 눈물나고 분통터지는 일입니다.
휘몰아치는 감성을 주체하지 못해서
엉엉 울면서 적어내려봤습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고,,
이제 뒷수습이 문제인데,,,
애꿎은 복원사업 한다고 국민들 등골빼먹지마시고,,
하나의 사건, 기록으로써.. 그냥 그대로 터만남겨두시길....
아니면 기념비 하나 세우던지...
복원해놓으면 가치가 더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하는 건
나 혼자가 아니길 바라며... 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