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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마지막 인사.
1236 2008.02.11. 03:17

아버지.

저는 이제 갑니다.

무수한 세월동안 보살펴주시고 지켜주신 은혜 감사드립니다.


당신에게 짐이되지 않고자,,

당신을 나타내는 또 다른 얼굴이 되고자

지난 600여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만족하셨는지요..


그 고단했던 삶의 끝이 보입니다.

너무 슬퍼하지는 마십시요.

활활 타올라 하늘까지 뻗어가겠습니다.

오랫동안 곤했던 몸은 잿더미 위에 뉘이고

혼은 하늘로 올라가

그 곳에서 아버지를 지켜드리겠습니다.


참으로 많은 시간을 아버지 곁에 있었나봅니다.

이 한 몸이 사라지기까지.. 이다지도 오래 걸릴 줄이야...


저는 이렇게 가지만

아버지의 자식들이 또 다른 저를 키울 것입니다.

그들이 저를 대신해 아버지 곁에서 함께할 것입니다.

이제 하늘에서,, 그들의 앞 날을 보살피겠습니다.

걱정마십시요.. 고비가 많긴 했지만, 여태껏 잘 해온 자식들이지 않습니까..


안녕히 계십시요.


부디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굳건하게 아버지의 위상을 이어가시기를....

수천년 이어온 아버지의 기상을 온누리에 떨치시기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합니다.



- 조국이란 이름의 아버지께...

숭례문 드림.


***

눈물이 납니다. 원통하기 그지없습니다.

건축과에 재학중인 학생이 아니라

한 사람의 국민으로써

참으로 눈물나고 분통터지는 일입니다.


휘몰아치는 감성을 주체하지 못해서

엉엉 울면서 적어내려봤습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고,,

이제 뒷수습이 문제인데,,,

애꿎은 복원사업 한다고 국민들 등골빼먹지마시고,,

하나의 사건, 기록으로써.. 그냥 그대로 터만남겨두시길....

아니면 기념비 하나 세우던지...


복원해놓으면 가치가 더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하는 건

나 혼자가 아니길 바라며... 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