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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사랑
830 2008.02.14. 01:40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을 나홀로 걷고 있습니다.

목이 탑니다.

아껴두었던 물을 마시려고 물통을 꺼내는 순간

손이 미끄러져 물통이 모래바닥 위로 떨어집니다.


콸콸콸.

물이 신나게 쏟아집니다.

아..!!!

하며 정신을 차리고보니

이미 물통은 텅 비어버린채 바람에 데굴데굴 구르고 있습니다.

정말 미칠 것만 같습니다.

그 누구의 실수도 아닙니다.

꽉 잡고 있지 못한 제 탓입니다.


아쉽고 아쉽고 아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안타까운마음에 엎어진 물만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가야만 하는 길이 있으니까요.


타들어가는 목과

엎어진 물통 사이에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엎어진 빈 물통을 다시 집어들고

내가 목표한 곳에 도달하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것 뿐입니다.


길을 걷다 오아시스를 만나

물통이 다시 채워지기를,

바싹 마른 목을 촉촉히 축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 뿐입니다.


그렇게

쩍쩍 갈라지는 입을 추스리면서

무겁고 지친 걸음을

조금씩 떼어봅니다.


나의 별이 있는 그 곳에 도달하면,

혹은 오아시스를 만나면,

마음껏 물을 마실 수 있겠지...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