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을 나홀로 걷고 있습니다.
목이 탑니다.
아껴두었던 물을 마시려고 물통을 꺼내는 순간
손이 미끄러져 물통이 모래바닥 위로 떨어집니다.
콸콸콸.
물이 신나게 쏟아집니다.
아..!!!
하며 정신을 차리고보니
이미 물통은 텅 비어버린채 바람에 데굴데굴 구르고 있습니다.
정말 미칠 것만 같습니다.
그 누구의 실수도 아닙니다.
꽉 잡고 있지 못한 제 탓입니다.
아쉽고 아쉽고 아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안타까운마음에 엎어진 물만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가야만 하는 길이 있으니까요.
타들어가는 목과
엎어진 물통 사이에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엎어진 빈 물통을 다시 집어들고
내가 목표한 곳에 도달하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것 뿐입니다.
길을 걷다 오아시스를 만나
물통이 다시 채워지기를,
바싹 마른 목을 촉촉히 축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 뿐입니다.
그렇게
쩍쩍 갈라지는 입을 추스리면서
무겁고 지친 걸음을
조금씩 떼어봅니다.
나의 별이 있는 그 곳에 도달하면,
혹은 오아시스를 만나면,
마음껏 물을 마실 수 있겠지...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