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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사랑 2
840 2008.02.15. 05:53

여전히 끝없는 사막을 홀로 걷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나비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팔랑거리는 이쁜 날개짓은 나를 황홀하게 만들기 충분했고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갑자기 욕심이 생겼습니다.

내 손안에, 내 품안에 넣고

고단하고 힘든 이 길을 함께 걸어가고 싶어졌습니다.

없는 기운을 짜내어

두 손 안에 나비를 담는데 성공했습니다.



나비는 내 손안에서 날개짓을 했습니다.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나비와 함께 길을 걸어갈 수 있게되었으니까요.

이 녀석과 함께라면

그 어떤 힘든 고비도 넘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아무리 슬퍼도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벅차오르는 설렘을 가라앉히려 ㄱ ㅏ슴을 한 번 쓸어내고..

나비를 보기위해 손을 펼친 순간

난데없는 모래알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잘 납득이 되질 않았습니다.

바라만 보아도 마냥 좋았던 그 이쁜 나비가

모래알이라니요.


잠시 넋을 잃고있다가

정신을 차린 뒤

한참동안 두리번거리며 나비를 찾아헤메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나비는 없었습니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 뿐이었습니다.


그제서야 그 모든 것이

신기루였다는 걸 알았습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나비는

첨부터 없었던 것입니다.

나를 설레게 만들었던 나비의 날개짓 하나 하나는

내 처절한 외로움이 만들어낸 신기루였습니다.

메마른 사막에 나비는 살고있지 않았습니다.



미련하게도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내가 가야할 곳은 별이 있는 곳이고

내가 기다리는 것은 나비가 아닌 오아시스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