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지그프리트가 계획을 실행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그프리트의 명령대로 기사들은 우드랜드 곳곳에
변화된 붉은꽃들을 심고 재빨리 퇴각했습니다.
지그프리트는 나무 위로 올라가서 붉은꽃을 심은 곳을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고블린 한 마리가 붉은꽃이 심어진 곳으로 다가왔습니다.
고블린은 스카가 준 붉은꽃을 자신의 바지에 달고 있었습니다.
"스카녀석.. 붉은꽃을 선물할 줄이야.. 귀여운녀석.."
스카를 칭찬하며 이동하던 고블린이 땅에 심어진 붉은꽃을 보았습니다.
"어라..? 우드랜드에 붉은꽃이 피었던가..? 이거 의외의 수확인걸.."
고블린이 붉은꽃에 다가가는 순간, 변화된 붉은꽃의 향기가
고블린의 코를 자극했습니다.
"어.. 향기가 좀.. 크워어!"
향기가 이상하다고 느낀 고블린.
그 순간, 붉은꽃의 향기가 그의 잔인함과 흉폭성을 자극했고,
이성을 잃은 고블린은 자신의 적을 찾아 클럽을 들고 뛰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 고블린의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 지그프리트는 콧웃음을 쳤습니다.
"역시.. 몬스터는 몬스터일뿐.."
고블린이 흉포해지는 것을 확인한 지그프리트는 루어스성으로 다시
이동했고.. 우드랜드를 지나던 상인들이 차례차례 붉은꽃의 향기에
미쳐버린 몬스터들에게 습격당하는 사건이 계속해서 벌어졌고,
그 소문은 슬레이터에게도 전해졌습니다.
"뭣이? 우드랜드의 몬스터들이 상인들을 공격해? 지금 당장 스카를 찾아오게!"
그 시각, 흉포해지는 몬스터들을 진정시키려다 상처를 크게 입은 스카는
이성을 잃지 않은 몬스터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투라형.. 왜 다들 난폭해진걸까?"
스카에게 도움을 받았던 늑대인간 투라는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몇 안되는 늑대인간 중 하나였기에 꽤 지능이 높았습니다.
"글쎄.. 한가지 의심스러운건.. 어떤 한 지점에 갔던 애들만 흉포해졌어."
"그 지점이 어딘지 알아?"
"아마.. 15번 지역일거야. 고블린들은 14번 지역에 대부분 살고 있으니까.."
"그래..? 한 번 가봐야겠는걸?"
"위험해! 흉포해진 애들이 그쪽에 많단 말이야!"
"아냐.. 꼭 확인해봐야겠어.. 누구보다 착하고 누구보다 순진한 그들이
갑자기 그러는 이유를 꼭 알아내겠어.."
"넌 정말 어쩔 수 없는 녀석이야.. 같이 가도록 하자."
스카의 고집을 꺽지 못한 투라는 스카와 함께 15번 지역으로 향했습니다.
(※ 15번 지역이라 함은 우드랜드의 15존을 칭합니다.)
15번 지역에 도착해갈쯤.. 투라가 스카를 불러세웠습니다.
"스카.."
"응?"
"뭔가 이상해.. 15번 지역에 가까워질수록.. 뭔가를 파괴하고 싶다는
뭔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참을 수가 없을 정도야.."
"뭐?"
"미안.. 더 이상 가면 웬지 널 공격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더 이상 가는건 위험해.."
"형은 돌아가. 나 혼자 조사해보겠어."
"흉포한 애들이 많은데?"
"괜찮아.. 형마저 그렇게 만들 순 없잖아. 형 날 믿잖아 그치?"
"그래.. 일단 난 돌아가 있을게.."
"응."
결국, 투라는 돌아갔고 스카 혼자 15번 지역으로 향했습니다.
"응? 저것은..?"
15번지역에 도착한 스카는 드문드문이기는 하지만
자기가 몬스터들에게 준 붉은꽃을 발견합니다.
"이거.. 우드랜드에서 몇십년마다 한송이씩 핀다는 꽃인데..
이렇게 많다니.. 그것도 일정한 간격으로..
읏.. 뭐지? 이 이상한 향기는?"
스카가 몬스터들에게 준 붉은꽃의 향기는 누가 맡아도 향기롭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향기였지만 15번 지역에 있는 붉은꽃들은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고 칙칙한 느낌이였습니다.
"이 꽃이.. 원인인가..?"
스카는 꽃잎 하나를 따서 투라와 몬스터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갔습니다.
스카가 그들이 머무르는 8번지역의 집으로 들어가는 순간..
몬스터들이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뭐야!"
"형들..?"
그나마 지능이 높은 투라가 스카에게로 다가왔습니다.
"네게서 나는 향기.. 15지역으로 갈때 나던 향기와 똑같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사실은 15번 지역에 붉은꽃이 있었는데 여기 꽃잎을 떼왔어.
내가 향기를 맡아도 정말 불쾌해."
스카가 가져온 꽃잎의 냄새를 맡은 투라가 말했습니다.
"이거.. 우리의 본능을 자극하는 냄새야.."
"본능?"
"파괴하고.. 죽이는 본능.. 최악의 본능이지.."
"뭐?"
"붉은꽃에는 이런 향기가 절대로 나지 않아.."
"그럼..?"
"누군가 의도적으로 향기를 바꾼거야.."
그 때, 오두막집 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루어스국왕폐하의 명으로 스카를 데리러 왔다! 스카는 어서 나오라!"
"스카 조심해.. 뭔가 이상해.."
"걱정마.. 형들은.. 날 믿지?"
"믿지만.."
"걱정 말라니까? 금방 다녀올게~"
오두막집으로 나간 스카.
밖에는 지그프리트와 기사들이 서있었습니다.
"국왕폐하께서 부르신다."
"알겠습니다. 지금 가죠."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스카는 루어스로 가는 길을 서둘렀고,
그런 스카의 뒤를 보는 지그프리트의 눈은 차갑게 빛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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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