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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술] First Love Story #4
126 2010.09.22. 23:52




6개월만에 만난 그녀와 알코올은 다행히도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A양과 알코올은 자주 술을 마시러 갔었고,
시간이 흐른 뒤에 술안주는 자연스레, 그녀의 고백 이야기로 넘어갔다.

알코올이 장난스럽게

" 너 그때 왜 나한테 고백했어? "

라고 묻기 시작하면,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며 부끄러워하는 A양을 보며
함께 웃고 즐기곤 했다.

그러던 6월 어느날,
그녀는 알코올에게 타로점을 보러가자고 졸랐다.
자기 친구들이 점을 봤는데 정말 용하다며, 서로의 애정관을 보러 가자고 졸랐다.
알코올도 그거 재밌겠다 싶어 한번쯤은 이야길 들어본 유명한 타로점가게로 들어갔다.

실수였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그 유명한 할망구는 내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 너 애정관 보러 왔지!? 너 같은 놈은 볼 필요도 없어! 귀는 팔랑거려서 아무 여자가 꼬셔도
홀랑홀랑 넘어가는 놈! 쯧쯧. 그러면서 맘에도 없는 여자는 왜 옆에 끼고 다녀! 미안하지도 않어!?
고백받았다가 맘에 안들어서 찼으면서 왜 끌고 다니냐고!! "

이래서 이 할망구가 유명한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왜 아직 돈도 안냈는데,
생년월일도 말 안했는데,
타로카드도 안뽑았는데,

점을 보냐고...



알코올은 멋쩍게 웃으며, A양은 표정이 좋지 않았고..
주제 하나에 3천원이라길래, 그 할망구 말대로 애정관을 보았다.

카드 세 개를 뽑았다.

할망구의 잔소리는 또 폭발했다.

" 너같이 팔랑팔랑한 놈은 기가 드센 여자를 만나야돼! 너는 주변이 음기로 가득 찼어,
아무여자나 못붙어있어. 6월 말에 널 꽉 잡아줄 예쁜 연하가 생길꺼야. 그 여자 꽉 잡아!
맘에 없는 여자 데리고 다니지 말고! "

알코올은 원래 점을 믿지 않았기에 속으로 비웃었다.
나는 7월 말에 군입대날짜가 잡혀있었고,
연하는 취향도 아닐뿐더러
아는 연하도 없었다. 여자라곤 모두 동갑의 친구들만 있었다.

하지만.

옆에서
A양이 울고 있었다.

고백받았지만 마음이 없어서 차버린 여자.
마음에도 없는 여잘 옆에 끼고 다는 놈.

망할 할망구의 말에 의하면 우리의 상황은 이렇게 되어 버린것이다.
A양이 훌쩍이며 먼저 나가고,
나는 어쩔줄 몰라하며 그 뒤를 따라 나갔다.



평소처럼 어깨에 손을 얹어 줄수도 없었고
토닥여 줄수도 없었고,
뭐라 말 해 줄수도 없었다..


괜스레 내가 미안해져 고개를 숙인 채 뒤따라 갈 뿐이었다.









그리고 6월 말,

그 망할 할망구의 말대로,
정말 기가 쎈, 연하의 여자가 알코올의 입술을 덮쳤다.

학부생 80명이 모여 술을 먹는 그 자리에서.

첫 사랑의 시작이 왔다.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