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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술] First Love Story # 11
159 2010.09.27. 01:53








일단 술집에서 나와 찬공기도 쐬고, 술기운도 좀 털어내고,
무엇보다 그녀의 얼굴을 뒤로 묻혀둔채 나와버리자 다시 마음이 시원해지고 편안해졌다.

호피무늬녀를 만날 생각에 약간의 짜릿함까지 몸에 전해졌고,
그녀들이 뻗어있는 그 술집으로 서둘러 가기 시작했다.




술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였다.
불길한 징조의 문자가 왔다.
친구에게서,



" 야 빨리와 니 파트너 니 없으면 술 안마신데, 술 다 깬거 같애 벌써 "



마음대로 주물대던 알코올의 섹시파트너 호피무늬녀가 제정신을 차리고 있다는
엄청난 긴급속보가 들어왔다.
급히 술집으로 들어가 테이블로 가자, 왠걸, 호피무늬녀의 눈동자는 이미 또렷해져 있었다.

다른 두 여자는 친구들의 품에 폭 안겨 정신을 놓은채 천동설을 복습하고 있었다.

이러다간 알코올만 입성을 못할 새가되는 삘이었다.

얼른 표정을 부드럽게하고, 호피무늬녀를 감싸며 한잔 하자고 했다.
실실 애교띤 웃음을 보이며 알코올과 짠- 하는 호피무늬녀를 보며 안도하는 순간,

호피무늬녀와 알코올의 핸드폰은 거의 동시에 울렸다.

-윙
-위잉






알코올은 그녀에게서 온 문자,

' 너 술자리 언제 끝나? 할 말 있으니까 한 번 보자 '






호피무늬녀는,
남자친구에게서 온 전화였다.






알코올은 별 생각 없이 그냥 답했다.

' 언제 끝날지 몰라, 끝나면 전화할게 '

문자 전송 완료를 보고 확인을 누르는 순간 알코올은 귀를 의심했다.




당당한 호피무늬녀는 남자친구란 작자에게 모든걸 말하고있는게 아닌가?
알코올과 친구 셋의 실명까지 그 남자친구에게 너무도 솔직하게 이실직고 하고 있는것이였다.

" 웅~ 자기, 나 xx랑 oo랑 나이트 갔는데, 어떤 애기들이 부킹해서 지금 시내서 술먹고 있어 ^^*
나도 보고싶어~, 누구냐고? 이름이 뭐더라... aa랑 bb랑 cc랑 놀고있어~ 얘네 잘생겨서 놀맛난다,
웅 알았어 잘 놀다 들어갈께 걱정하지마 이따 영상통화 걸게 사랑해 ^^^^^^^^ "










알코올은 대한민국에 저런 커플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남자가 찐따인건지, 여자한테 잡혀사는건지, 어떻게 저런말을 하는데 잘 놀으라고 할수 있지.
대책없는 커플이군. 쯧쯧
하지만,

그것이 알코올의 머리통을 향해 원기옥이 떨어지고 있는 순간이라는 것을,
그때까지도 깨닫지 못했다.




알코올의 핸드폰이 울리기 전까진,


-위이잉



지옥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