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우리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해를 맞이했다.
하지만,
알코올의 마음은 후회로 가득 차있었다.
알코올의 마음은 이미 식어 있는데,
아름다운 추억을 지닌 그녀를, 첫사랑을, 쉽게 생각해 버릴까봐.
혹시 다시 만나도
이렇게 하룻밤을 보내는 짓은 하지 말자고 속으로 수천번 되내었는데,
호피무늬녀를 놓친 탓일까,
군인의 외로움 탓일까,
술기운 탓일까,
엉엉 우는 그녀와 하룻밤을 지내고 말았다는 그 생각에 너무도 후회스러웠다.
아름다운 추억을 스스로 짓밟아 버린듯한 죄책감.
아무말 않고 알코올의 품에 안겨있던 그녀 역시 말이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 역시 어제 많이 취했을터,
술기운에 한 일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그렇게,
감정없는 살맞댐을 한 두시간 정도 지속하다가,
모텔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알코올의 손을 꼭 쥐고 있었고,
알코올의 마음은 더이상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을 꼭 쥐고 있었다.
그녀는 일을 하러 갈 시간이었다.
버스를 태워 보낸 후, 담배를 연거푸 피우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냥 이렇게 허무한 원나잇으로 끝나게 되는 걸까,
다시 사귈 마음은 추호도 없는데,
첫사랑인 아름다운 그녀로 남을 수는 없을까.
그날 저녁,
호피무늬녀 에피소드를 함께했던 삼총사와, 정말 친한 이성친구인 녀석들 세명을 불러
알코올의 상담을 위해 술자리를 가졌다.
그냥 그런 저런 누구나 할 수있는 그런 말을 주고받으며 술잔을 기울이고,
어짜피 위로따위는 필요치 않았고, 상담따위는 되지 않았다.
알코올과 그녀 사이의 문제니까.
스스로 마음을 잡고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그녀가 일을 마치고 콘도로 들어갔을 시간이었고,
그 전화가 어떤것을 의미할지, 그 전화하나에 따르는 상처들이 너무 많을까봐
차마 쉽게 받을 수 없었다.
-위이이이이잉.
세번째 전화였다.
" 응.. 왜? "
알코올은 받았고,
그녀는 말했다.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