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술 많이 먹고 말해서 당황했지..? 그래도 너 못잊겠다는거 사실이야.. 생각해보면,
니가 아무리 여자애들이랑 술먹고 놀아도, 내 뒤통수 친적은 한번도 없는거같아, 나한테
다 소개시켜준 여자애들이였고, 나보다도 오랫동안 친했던 애들이고, 그랬는데 내가 이해를
못하고 이기적으로만 생각한거 같아서 미안해서 그랬어 .. "
그녀의 주변은 시끄러웠다.
물론 알코올의 주위도 시끌시끌했다.
하지만,
세상에 그녀와 알코올 단 두사람 뿐인듯,
전화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듯, 그녀의 목소리만 들렸다.
" 응... "
알코올의 속은 엄청난 혼란의 도가니였다.
다시 새록새록 떠오르는 첫사랑에 대한 추억들,
함께 지냈던 아름다웠던 나날들,
생각해보면 어떤 여자친구가 남자친구가 여자애들이랑 술먹고 노는데 꾹 참고 이해를 해줄까
하는 마음도 들었고,
하지만..
알코올의 위치는, 그 당시 대한민국 일병이었다.
그 엄청난 장벽에 알코올은 쉽사리 그녀를 붙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다음 말,
" 근대, 사실 여기 일하는데 날 엄청 좋아해주는 오빠가 있어.. 너 군에 가서 힘들어하는 동안
날 엄청 챙겨주고, 좋아한다고 그러고, 사귀자고 그러고 적극적인데.. 널 못잊어서 그 오빠한테
확실한 대답을 지금 껏 못하고 있어, 어쩌면 좋지? "
알코올은 그 말을 듣고 씁쓸하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군인주제에 고민했던게 바보였던 것이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시 피어오르는 추억을 꾸깃꾸깃 마음 깊은 곳으로 꾸겨 넣느라 다시 가슴이 아파왔다.
그럼 어제는 단순 술기운이었구나.
괜히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쥐어짜내듯한 목소리로 겨우겨우 그녀에게 말 해 주었다.
" 나.. 아직 일병이야, 군인이라구.. 난 니 옆에 있어줄 수 없어. 그러니까 너한테 잘 해주는 그
오빠랑 이쁜 사랑 다시 시작해 ^^ . 내가 너 옆에 있는건, 너와 나 둘에게 모두 힘든 일을
자초하는거라고 생각해. 딴 남자한테가서 울지말고, 씩씩하게 이쁘게 잘 사귀고, 난 잊어.
알았지? "
복받쳐오르는 무언가에 의해 알코올은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주저앉았다.
" 휴 "
담배를 왜 피는지 깨달은 날이었다.
담배 한 개피를 모두 태운 후,
하늘을 보았다.
별이 빛났고, 달이 빛났고, 그 빛에 비친 알코올의 촉촉한 눈가도 빛이났다.
-위잉.
문자.
직감적으로 그녀의 마지막 인사일거란 느낌에 확인하기 싫었다.
그냥 지워버릴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손은 그 마지막문자를 보관함으로 이동시켰다.
뒤이어 급히 울리는 전화에 알코올은 갸웃 했다.
그녀였다.
아직 할 말이 더 남은것일까?
전화를 열자마자 엄청난 샤우팅이 들려왔다.
눈물 콧물 다 삼키면서 질러내는 그 샤우팅에, 알코올은 미소를 지었다.
" 야이씨 바보야!!!!!!!!!!!! 그냥 그렇게 끊냐? 그게 끝이냐고!!!!!!!!!!!!!!!!!!!!!!!!!!! 엉엉,
그냥 빈말이라도 한번 잡아주면 안 돼? 예의상 한번쯤은 잡아줄 수 있잖아!!!!!!!!!!!!! 흑흑
흑흑 그렇게 잔인하게 말하고 그냥 끊어버리냐!! 너 죽을래!!!!!!! 나 너 못잊는다 그랬잖아!!
엉엉엉엉 잡아줘, 내가 잘할게, 한번만 잡아줘.. "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