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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술] First Love Story # 19
182 2010.10.03. 16:16








알코올은 A양과 입을 맞췄지만,
실상은 핵폭탄 스위치에 입을 맞춘격이었다.





A양과 다정하게 야경을 보며 알코올의 솔직한 맘을 다 털어놓고 있는데,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알코올은 군인이었기에, 약정이 남은 기간인 일병정도 까지만 본인핸드폰을 쓰고,
당시에는 어머니 핸드폰을 갖고 다녔었다.

핸드폰 번호는 어떻게 알았는지, 왜 전화를 했는지, A양이 겨우겨우 가라앉혀 준 마음이
다시 심하게 요동쳤다.

A양은..
알코올의 표정을 보고 알아챈 듯, 한숨을 쉬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 여보세요..? "

알코올은 착잡한 심정으로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말없이 흐느끼는 그녀의 울음소리, 숨소리
속삭이듯 미안하다는 말.





그녀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얼마나 기다려왔던 전화인가.

" 어디야? "

흐느껴 우는 그녀에게 물었지만, 그녀는 계속 울다가, 사랑한다 그랬다가, 돌아와달라 그랬다가,
그립다고 그랬다가, 미안하다고 그랬다.

알코올도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녀의 흐느낌을 가만히 듣기만 했다.




한참을 울던 그녀가 말했다.

" 내 생일날.. 우리 너 단골 술집에서 봤었지? 내가 다른 지역에 일하러 갔는데 어떻게 거기 있나
너의 당황한 표정 다 봤어. 내가 너를 못잊어서, 내 생일날, 너 휴가인 거 알고, 니가 자주가던 술집에,
니가 자주 다니는 시간대에, 니가 자주앉던 테이블 옆에 일부러 찾아간거였어, 널 보고싶어서..
알아? "

알코올은 대답하지 않았다.
이미 모두 지나간 일, 생각해봐야 상처만 더 커질거같았다.

" 그렇게 널 못잊어서 겨우겨우 찾아가 다시 시작했는데.. 넌 두달이 다 되도록 전화한통 안하고,
예전에는 매일매일 써 주던 편지 한통 없고.. 너무 너무 보고싶고 힘들었어.. 그래서 다시
헤어지자고 한건데. 너 하나만 보고 있는 내가 한심해서, 나도 내 할일 시작하려고 헤어진건데.
바보같은 판단이었나봐, 헤어지고나서 더 니 생각이 많이 나고, 더 마음이 복잡하고, 더 힘들다. "







그렇게 몇 마디를 주고받고,
더이상 전화로 이야기 하지말고, 직접 보고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그녀가 다시 돌아왔는데,
알코올이 그녀를 보내서 무척 힘들고, 슬퍼했던, 그녀가 다시 돌아왔는데
기분이 꿀꿀했다.

그녀와 처음 만났을때 했던 약속들이 생각났다.



" 나는 친하게 지내는 이성친구가 몇 명 있어, 그래서 오해를 많이 받거든?, 내가 약속할게.
첫째로, 널 절대 울리지 않을거야. 두번째는, 절대 뒤통수치는 일은 없을거야. 술먹으면 술먹는다고,
누구랑 있다고, 솔직하게 말해주고, 내 친한 친구들 모두 소개도 시켜줄게.

널 절대 울지않게 할테니까, 나만 믿고 내 옆에 있어. 혹시 나 떠난날 그 뒤에도, 너가 울지 않는게
습관이되어, 멀리서라도 지켜보는 내 맘이 편안하게.. "








하지만, 약속이 무색해질만큼, 알코올 자신 때문에 많이 울고있다.
그녀를 다시 만나면, 어찌할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마치 깜깜한 늪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빠져드는
듯 한 갑갑함에 사로잡혔다.

한숨.

그리고 고개를 돌려 옆을 보자,
A양의 눈가에 맺힌 눈물 방울 방울이 달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또 한숨,
그리고, 다시 한숨.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