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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술] 너.. 보고있니? # 1
254 2010.10.05. 03:24









k 와의 인연은 초등학교때부터 질겼다.

운동을 좋아하고 장난을 좋아하는 나는 장난꾸러기 중에서도 극한 악동이었다.
그렇다고 이유없이 괴롭히거나, 왕따를하거나 그런게 아니라

'장난'을 쳤을 뿐이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 모두 나의 장난에 웃어넘기며 더욱 친해지고 우정을 다지곤 했는데

유독 k 만은 불같이 화를 내며 덤벼들었다.

나는 5살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6학년때 시대표 선수가되어 시대회 출전을 하고 있었고,
어린마음에 누구와 싸워도 지지 않을 자신감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태권도 시합부에 있는 아이들은 거의 모두 다른 녀석들과 마찰이 일어나질 않았다.
아이들이 지레 겁을 먹고 건들질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k는 달랐다.
이녀석은 내가 장난만 치면 괜스레 울컥하며 덤볐다.
한두번 치고박고 싸운게 아니다.

초등학교때야 몇대 때리면 한쪽이 울기때문에 오랜 싸움이 일어나지 않지만,
k와 나는 죽어라 박터지게 싸우고 또 싸웠다.

1교시 끝나고 운동장
2교시 끝나고 운동장
3교시 끝나고 운동장
4교시 끝나고 교무실.



그렇게 하루 이틀,
녀석과 나는 서로를 인정하게 되었고.
더이상 나는 녀석에게 장난을 치지 않고, 녀석도 내게 살갑게 대해줬다.

그렇게 한바탕 지독하게 싸우는 모습을 봤기때문일까?

그 이후 누구도 k를 놀리거나 괴롭히지 않았다.
녀석은,
그런 이유로 나를 잘 따랐다.
고맙다고 했다.




자기를 비꼬고 놀린게아니라,
순수하게 친해지자는 의미에서 장난을 쳐준 내가 고맙다고 그랬다.

피똥싸게 싸워놓고,
이딴 말을 했다.














하지만, 녀석의 집안형편은 정말 힘들었다.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할머니는 생명이 위급하셔서 병원에서 하루이틀하고 계시고.

어머니만 가끔 찾아와
다 무너져가는 집에 꽃혀있는 세금용지를 모아 어디로 또 사라지셨다.



녀석의 손버릇은,
이런 가난에의해 익혀졌을것이다.

그런것을 알고있는 나는 무척 화를 냈고, 그런일로 말다툼을 한게 한 두번이 아니다.
녀석의 손버릇이 소문이 나고, 초등학생들이 그렇듯, 모두가 k에게 등을 돌렸다.
나도 더이상 '도둑'과는 함께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k와의 인연을 끝내는듯 하며 우리는 중학교에 입학했다.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