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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술] 너.. 보고있니? # 5
177 2010.10.07. 03:00








그렇게
쓰라린 눈물을 내게 보여준 k는,
그 이후엔 절대 울지 않았다.

처절하게 L과의 싸움을 지속할 뿐이었다.

그렇게 그 둘의 우정은 끝이 나는 듯 했다.
나도 둘 사이에서 연락을 지속하며 노력했지만, 서로 감정이 안좋아진것은 아니더라도
둘이 처한 상황이 그 둘을 만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게 스무 살이 되었고,
수능공부의 압박에서 벗어난 나는 다시 k와 신나게 놀러를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L이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셋이 함께했고,
셋이 함께 싸웠고,
셋이 함께 당했다.

이제는 둘 밖에 남지 않았다.
k는 경치좋은 곳이나 공기 좋은곳으로 놀러만 가면, 씁쓸한 얼굴로 L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 있잖아, L 그 놈이.. 한번은 애들을 끌고 오토바이를 타고 길거리에서 우리를 덮쳤는데,
우리 애 한명이 야구 빠따를 던져갖고 오토바이에 걸려가지고 뒤집어지면서 L이 나동그라졌다?
그자식 꼴에 낙법좀 해보겠다고 팔을 뻗었는데, 팔이 다 뒤틀릴정도로 심하게 쓸리면서
머리를 박은거야 바닥에,

피를 철철흘리면서, 비명을 지르면서 고통스러워 하는데
우리 애들은 또 그걸 보고 밟으러 달려가고,
갸네들은 막으러 달려오고

진짜 어찌해야하는지 모르겠더라.

니생각도 나고
우리 중학교때 생각도 나고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됬는지

왜, 쓰러져서 고통스러워하는 '내 친구'를 보고만 있어야 되는지, 그게 진짜 슬프더라. "










k는 항상 미안해 했다.

L은 자기를 지켜주던 친구였고,
k는 항상 보호받던 친구였는데.. 꼭 자기가 힘을 키워 뒤통수를 친 기분이라고 그랬다.

우리끼리 놀러갈때면 k는
중학교 졸업때 찍어뒀던 우리 셋의 사진을 항상 가져갔다.
경치 좋은 곳, 물놀이를 할 때, 삼겹살에 소주를 먹을 때, 그는 의도적으로 그 사진이 들어있는
지갑을 꺼내어놓고 힐끔 거리며 처다봤다.




k는 스무살 후반부 부터 싸움질을 그만하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술집이나 단란주점, 나이트 삐끼등 밤에 일하는 일들을 했지만
점차 건전한 생활방식을 갖는다며 마트나 식당등에 취직하더니,
나중에는 수련회 조교로 들어가 자신의 철없던 학창시절을 추억하며
아이들과 즐겁게 일을 했다.

저축도 차근차근하고,
더이상 어머니가 세금서를 가져가 몰래 납부해주지 않아도,
당당하게 자신의 돈으로 세금을 낼 수 있었다.

어머니가 오면 눈치보며 용돈을 받지 않고,
사랑스럽게 꽉 안아드리며 두둑한 용돈을 드릴 수 있었다.

k는 그런 것에 행복해 했다.



그리고,

L은 스무살 후반에,
잘나가는 조직폭력배대열에 끼게 되었다.
그는 단란주점과 게임장, 나이트클럽을 돌면서 그쪽 지배인들 밑에서 차근차근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물론 그녀석도 더이상 싸움에만 목숨거는 그런 녀석이 아니었다.
비록 길은 어두웠지만
자기 자신이 먹고 사는 방법을 위해
그도 노력하고 있었다.








그들의 두번째 충돌은
우리들의 비망록이 다 쓰여지고,
그 다음해 21살 여름때였다.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