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 상심은 이만 저만이 아니였다.
답답하기도 그지 없었을것이다.
기억도 안나는 그 날 그 사건,
그리고 찾은 범인들,
그리고.. 연락두절 된 L ..
일자리를 모두 그만둔 k는, 술로 하루 하루를 탕진하기 시작했다.
나와 함께 술을 마시면 정말 울고불고 인사불성이 될 정도였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대한민국이 불러 군대로 갔다.
하루하루 술로 지내는 k를 두고가기 무척 찝찝했지만,
그렇다고 안 갈수도 없는 상황.
내가 군대를 가면서 우리 셋은 다시 연락이 끊겼다.
이후 k가 약 2년간 어떻게 생활했는지,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L과는 역시, 연락을 할 수 없었다.
훈련소에 입소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생각났던 얼굴 k와 L ..
1년 몇 개월 후.
부대로 한통의 전화가 왔다.
편지한통도 없고,
휴가를 나가도 만날 수 없었던,
이제는 정말 우리 인연이 끝인가.. 라는 생각에 항상 허무함을 선물하던 그들.
그런데 k에게 부대로 전화가 온 것이다.
우리 부대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을까,
" 너, 왠일이야? 뭐하고 지냈어? "
k의 목소리는 힘도 없고, 옛날의 패기도 없었다.
특유의 쾌활함도 없어졌다.
가라앉은 목소리.
" 너 휴가 언제야 "
다시 본 k는, 수도권 병원에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L이 있었다.
" L 너.... 여기 있었냐.. "
반가움 반,
놀라움 반,
그리고..
밀려오는 슬픔.
눈물.
나는 L을 보고 주저 앉았다.
나를 보며 쓰디 쓴 웃음을 짓고 있는 L
그는 휠체어에 타고 있었다.
하반신 마비.
그는 오른손으로만 휠체어바퀴를 낑낑대며 밀고 있었다.
사라진 왼손 팔꿈치 아랫부분.
나는 주저앉은 상태에서, 눈물이 쏟아져 나오는 상태에서,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듯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k는 단기간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호스트바를 하고 있었다.
저축해놓은 돈 다 털어서 L의 수술을 했지만.
결과는 현재의 L의 모습이라고.
그리고 밀려오는 병원비와..
k의 생활비와..
k의 수술비까지 벌어야 했던 그는,(k도 함몰된 피부때문에 여러차례 수술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유명한 호스트바에서 나이 많은 여자들과 몸을 섞어가며 치욕스런 돈을 벌고 있었다.
k는 내 눈을 처다** 못했다.
나도 그의 눈을 처다볼 자격이 없었다.
우리는 그렇게 오랫동안..
병원 바닥을 보며 울었다.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