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내가 중학교 3학년때이다.
이리저리 시비붙어 끌려다니던 시절이었고, 세상 무서운줄 모르던 시절
그때 그 놈을 만났다.
나보다 두 살이 많았던 그 놈.
이제야 기억이 났지만, 고향이 그녀와 같았던 그 놈.
그 놈은, 특이하게도
친구들과 함께 공고 실습실에서 박터지게 한탕 하고나면,
묵사발이 된 우리에게 꼭 주절주절 잔소리하며 택시비를 주던 놈이였다.
맨날 누구누구는 건들지 말아라,
누구누구는 잘봐줘라
이런 시시한 말 따위나 지껄이며 묵사발이되어 지쳐있던 우리에게 택시비를 던져주던 놈.
착한놈인지 나쁜놈인지 알 수 없던 그 놈,
매일 싸워도 이길 수 없는 고등학교 형들과의 싸움은 정말 자존심에 큰 타격이었는데에다가
그 놈의 이죽이는 모습에, 택시비까지 던져주는 꼴이라니,
그 당시 그 놈에대한 분노는 끝을 모르고 깊어져만 갔다.
그리고,
하나의 더 큰 사건은
우리들과 친하게 지내던 여자아이 두명이 있었다.
언제나 함께 붙어 다닐 정도로 친했던 여자아이들이었는데,
그 중 한 명을, 그 놈이 사귀고, 사랑을 나눴던 것이다.
그 어린나이에.
그리고 녀석은 바람을 피워 내 친구와 헤어진 뒤 종적을 감췄다.
내 친구 녀석은 어린나이에 첫경험을 하게되었고, 게다가 그 놈에게 뭐가 그렇게 홀렸는지
몇 일을 그 놈의 생각에서 빠져나오질 못했다.
나의 기억속에 그 놈은,
반반하게 생긴 쿨한 놈.
싸움 좀 하는 놈.
돈 좀 있는 놈.
그리고,
언젠간 한 번 죽사발나게 패고 택시비 던져주고 싶은 놈.
이렇게 네 가지 이미지 밖에 없었고.
그렇게 그 놈은,
6년이 지난 그 날.
해맑은 그녀가 자랑스레 자기의 남자친구를 소개시켜준다던 날,
친동생같은 내게 멋진 형님을 보여준다고 들떴던 날.
그렇게 다시 마주쳤다.
20년 전통 곱창집 외나무다리에서..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