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게임실행 및 홈페이지 이용을 위해 로그인 해주세요.

시인의 마을 세오
[pt] 매미
797 2008.08.11. 23:16





매미는 참 신기한 곤충이다.


짧게는 6-7년.

수명이 가장 긴 종류는

17년씩이나 땅속에서 기나긴 세월을 인내하며 기다리다

비로소 성충이 되어 여름의 한 장을 장식한다.

그렇지만 지상의 생은 불과 열흘.



단지 열흘의 지상의 삶을 위해서

지하에서 고된 세월을 보내고

그것이 자신의 삶의 증명인마냥 울어제끼는 매미는 참 낭만적이다.



어릴적엔 매미를 많이도 잡았었다.

잠자리채를 들고 매미가 우는 곳으로 살며시 다가가면

경계심이 많은 매미는 곧바로 울음을 멈췄다.



하지만 찾아내는 데에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발견하자마자 단번에 낚아채는 나의 잠자리채에는

언제나 매미의 비빅거리는 단발마만이 울려퍼질뿐이었고

채집통에 잡혀진 매미들은 울음도 잊어버리고 침울해져있는 듯 했다.



자기 나이또래(?)의 인간 소년에게 잡힌 매미의 심정은 어땠을까?




예전에는 여름의 매미소리가 시원하니 좋았는데

요즘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우렁차게 울어대는 매미들 때문에 좀 짜증이난다 -_-;


도시의 소음에 지지 않기위해..

인공적인 조명때문에 낮과 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었기떄문에..

매미는 이런식으로 진화를 했다는데


원인을 따지면 우리들 인간들 때문에 이렇게 성가시게 된거라지만..

제발 내 방의 방충망에 붙어서 우는 것만은 삼가해줬으면 한다. 부탁이다.



어제는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반나절동안 매미가 다섯번이나 방충망에 매달려서 울다 갔다.

손이 닿는 곳이라면 휘저어서 내쫒을텐데.. 시끄러운 녀석들.



웬지 어린 시절의 복수를 당하는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