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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劍 켄신 心]『보여주는글을쓰는사람』[2]
1031 2008.08.14. 13:28









하지만, 위의 가르침이 지난 몇달간

나를 이 게시판에서 떠나게 만들고 말았다.

"시인" 이라는 직책에 아무런 미련도 감흥도 없다는 것이 내 입장이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시인" 이라는 직책은 글을 적을때마다 내 자신을 너무

흔들어 놓고 있었다.



" 이 부분을 독자가 이해 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

" 이 대목은 너무 짧게 썼나.. "

"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 지루할텐데.. "

" 독자들이 재미가 없으면 어떡하지..? "



한편, 한소절, 한음절 글을 적을때마다

시인이 갖는 무게감은 내자신을 철저히 옭아메고 있었다.



결국 난 도망쳐버리고 말았다.

비겁한 현실도피..



난 처음 시인이 되었을때 바람의 시인이 되리라고 이 게시판을 통해

유저들과 약속 했었다.



그건 좋게 말하자면

자유분방한 나그네같은 성격의 시인이었지만

다른면으로 보자면, 자기 편할대로 살고

하기 싫은일 어려운일 앞에선 도망쳐버리고 등돌려버리고마는,

현실도피자의 모습일 뿐이었다.



그래. 시인이라는 직책, 칭호

그런것들은 나한테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맘만 먹으면 언제든 다 버릴 수 있다고

큰소리 떵떵치고 다녔지만,

나는 참 어리석었다.



버리고 버리고, 포기하는 일.

어찌보면 참 간단하고 쉬운 일 일뿐이다.

버리는 건, 포기하는 건

누구나 맘만 먹으면 눈 딱 감고 할 수 있는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자신이 지금 현재 처해있는

현실에서 책임을 다 하는 일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 하는 일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힘든 일이고

용기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인 것이란 걸

난 놓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