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게임실행 및 홈페이지 이용을 위해 로그인 해주세요.

시인의 마을 세오
[pt] 올림픽과 초능력
953 2008.08.16. 22:31



사실 처음 밝히는 사실이지만 나에게는 초능력이 있다.

이 능력의 발현을 처음 깨달은 것은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경기를 TV로 관람중이었다.



종목은 쇼트트랙.

몇바퀴를 도는건지도 어떤 선수가 나왔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단지 기억나는 것은 우리나라의 선수가 3위로 쳐져있었고

이미 우승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것..


1등은 영국 2위는 폴란드로 기억을 한다.

나는 너무 안타까운마음에 소리를 질렀다.

"영국놈 확 자빠져버려!!"



그순간..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것은 주문처럼..

1등으로 달려가던 영국선수가 흭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내뒹굴었고

바싹 붙어가던 2위 폴란드 선수도 휘말려서 넘어져버렸다..


그리고 선두와 거리가 있어서 충돌을 피한 우리나라 선수가 유유히 우승을 했다.



언젠가는 이런일도 있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

친구의 자취방에서 누워서 TV를 시청중이었다.

사실 이봉주 선수의 메달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선두집단 진입에 실패하고 이미 메달권에는 벗어난 상태였고.


1위는 브라질의 리마선수.

힘겨워하는 그의 얼굴을 보며 문득 한마디를 했다.

"저렇게 힘들게 뛰다가 누가 갑자기 태클을 걸면 힘이 쪽 빠져서 달리지도 못하겠지?"



그 순간이었다.

스코틀랜드 전통의상을 입은듯한 남자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리마선수에게 돌진을 하는게 아닌가..


리마선수는 한동안 달리지 못했고

우리는 그장면을 보면서 눈물을 뺄정도로 폭소를 했다

친구들은 내게 신기가 있어서 점쟁이나 무당이 될 팔자라고 농담조로 얘길 했다.

그리고 리마선수는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이미 많이 쳐진 후였다.



정말 힘이 쪽 빠진듯 싶었다.

하지만 그는 나의 예상과 달리 힘겨운듯한 발걸음을 이어나갔다.

나는 그가 결국엔 달리는 것을 포기하고

관중 관리를 잘못한 올림픽위원회에 제소를 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스타디움에 진입하는 순간 관중들은 모두 환호했다.

관중의 환호성에 리마는 키스로 화답했고

그는 우승자처럼 당당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동메달이었다.


그는 아무런 불만도 없이 겸손히 동메달을 받았다.

몰상식한 인간의 난입이 없었더라면. 그는 우승했었을텐데. .



비록 메달은 동메달일지라도

아니 설령 메달을 못땄을지라도 그의 역주에 나는 가슴이 찡해졌다.



그는 내게 현실로 존재하는 유일한 영웅이다.

반데를레이 리마선수. 올해 꼭 출전해서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올림픽 정신이 무엇인지 알려준 리마.

그렇지만 요즘 올림픽을 보니 매너없는 중국의 관중들때문에 화가 난다.

특히 양궁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에 들려오는 휘파람과 호각소리..


비록 개인전에서 금메달은 따지 못했어도 분투한 우리선수들이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