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공중 화장실 안. 검은 머리의 소녀는 땀과 눈물과 콧물로 얼룩진 얼굴 아래로 마스카라가 번져서 시커멓게 녹아내리고 있다. 변기 옆에는 소녀의 것인듯한 베낭이 뒹굴고 있고 소녀는 두주먹을 쥐며 이를 악물고 있다. 마침내 비명을 지르며 소녀는 한동안 멈추는듯 하더니 손으로 무엇을 움켜쥐고 줄처럼 생긴 그것을 잘라 버린다. 소녀의 손은 피투성이가 되고 앉아있던 변기도..소녀의 옷도..모두 붉은색이다.. 한동안 뒤로 쓰러져 있던 소녀는 몸을 질질 끌듯이 일어나 변기뚜껑을 덮어버리고 물을 내린다. 시끄럽게 소용돌이 치는 물 흐르는 소리와 소녀와 변기뚜껑은 모두 피... 핏덩어리다. 소녀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얼굴을 씻고 피범벅이 된 손을 씻는다.. 나는 인터넷으로 나오는 그 영화를 보며 밥을 먹었다. 1분짜리 짧은 영화지만 두시간이 넘는 살인에 관한 장편영화들 보다도 더욱 밥을 목구멍으로 넘기기가 어려웠다.. 십대소녀의 화장실분만...과 살해..아무도 모르는 비밀... 꿈같은...생각하고 싶지 않은 현실... 아름답지 못한 더럽고 추한 장미빛 미래가 없는...... 그것이 현실이다. 그 1분짜리 단편영화의 주인공 소녀는 초록빛 날개도 달고 있었고 얼굴은 창백하며 아름다왔던 소름끼치는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