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도 여느날처럼
넌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갔고,
난 당연한 일처럼 너를 붙잡기위해 손을 뻗었다.
아니, 뻗으려 했다.
그것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1초..? 아니 100분의 1초 ..?
【 여기서 내가 너를 붙잡지 않으면 우리 사이는 끝나는거야..? 】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이 머리속에 잠시 떠올랐던 그 순간,
넌 잡을 수 없을만큼 멀리, 아주 멀리 가 있었다.
소리쳐도 들리지 않을만큼 ..
붙잡아도 잡히지 않을만큼 ..
그 날, 난 너를 잡지 않았다.
아니 잡을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네가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 한번 쯤은.. 그래 한번 쯤은.. 져줄 수도 있잖아 】
【 한번만 니가 다시 돌아와준다면
우리사이에 대한 내 공포감도 부담감도 모두 사라질텐데 .. 】
【 네가 한번만 자존심 버려준다면
그후부턴 내가 백번이라도 천번이라도 웃으며 잡아줄텐데 .. 】
결국, 그 날 이후 넌 돌아오지 않았다.
나에 대한 네 사랑이 작았던 건지,
아니면 너에겐 사랑보다 자존심이 중요했던건지 ...
비내리는 오늘 하루,
멍청히 창문 앞에 앉아
아스팔트 위 끝없이 내리는 비(雨)를 바라본다.
아무리 내려도 넘치지 않을것 같은
잿빛 아스팔트 바닥
그리고
내 눈에 슬픈 비(悲)가 내린다.
"스며오는 향기는 아련한 백매화향 ..."
ㅡㅡㅡ 히무라 劍心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