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마우스 (이하 '미키') : 야, 정말 오랜만인데? 그 동안 뭐하고 지냈어?
A : 나 취직했어
미키 : 뭐라고? 너 목숨 걸고 밴드 했잖아?
A : 기타는 그만 뒀어. 밥 벌어먹고 살기 적합하지 않아서.. 재능도 사실 별로였구..
미키 : 그래? 많이 변했다.. 아참 네 여자친구는 왜 안왔어?
그 왜 손목에 면도칼 자국이 여럿 있던 인형같은 애..
A : 헤어졌어. 결국 나에게 버거운 아이였어.
미키 : 뭐야? 너 옛날에 나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앨 지켜주고 싶다고 했잖아?
A : 그래? 내가 그런 말을 했던가?
미키 : 뭐야 진짜~ 기타도 관두고 여자친구랑도 헤어지고,
이제 너에게 남은 건 전 재산을 털어서 산 저 베스파 밖에 없네?
A : 저것도 팔려고 인터넷에 내놨어. 내일 사고 싶다는 사람 만나.
베스파 팔기 전에 여기 한 번 와보고 싶어서 온거야.
미키 : 너 무슨 일 있니?
A : 난 끈을 하나 잡고 있었어.
그걸 놓치면 보통사람이 되어버리는 그런 끈이야.
이걸 놓으면 내 의미가 없어지니까 안간힘을 쓰며 끈을 잡고 있었던거야.
....
그런데 지금은...
내가 기타 안쳐도 세상은 잘 돌아가고,
애정결핍의 여자아이는 꼭 내가 돌보지 않아도 누군가 보살펴 줄 사람을 찾아낼거구
서울에서 매연 잔뜩 먹어가며
고장 잘 나고 수리센터도 없고 비싸기만한 베스파를 타는 건 바보다.. 라고 생각하게 된거지..
미키 : 끈들을 전부 놓을거야?
A : .... 응
미키 : 난 좀 혼란스러울 것 같군.
그렇게되면 내가 아는 네 특징들이 모두 없어져버리니까....
어쨋건,, 앞으로 뭐 할건데?
A : 음,, 나도 잘 모르겠어.. 뭐를 할지.. 뭐가 될지..
미키 : 혹시,, 어른이 되려는 거니?
A : 그것 말고는 뭐가 될 수 있지?
미키 : 글쎄... 나처럼 동물이 될 수 있겠지...
A : 이제 가봐야겠어.
팔기 전에 끝까지 땡겨보게 해준다고 베스파가 약속했거든..
늘 자기 전성기 최고 기록이 160km라고 자랑하곤 했으니까..
미키 : ....
A : 그럼 또 올게.. 뭔가 딴게 되서 말이야.
어른은 말고..
- 부릉부릉~ -
A : 자 .. 준비 됐니, 베스파 ?
Vespa : 당연하지. 너무 빨라서 날게될지도 모르니까 꽉 잡아.
= Good Bye... My years of Vespa... =
[펌글입니다.] 네이버 '굿바이 베스파'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