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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술] 푼수의 첫사랑 체험기 #3
223 2010.12.3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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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도 한순간, 다시 조금씩 소란이 피어오르더니

술집은 왕성하게 아우성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감명을 받은 푼수를 일단 진정시키기 위해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다.

" 야야 니가 멍때리던 저 테이블에 있냐 ? 얼마나 이쁘길래 그래 "

푼수는 휴 휴 하며 숨을 고르더니 내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 안돼겠어, 저런 이쁜 천사는 애드립으론 부족해, 대본을 좀 짜갖고 가야겠어 "

우리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웃었다.



-



잠시 후, 우리 모두는 그 테이블에 앉아있었고, 신이난 푼수는 고래고래 떠들고있었고,

그리고...

...

...


우리는 할 말을 잃었다.

천사가..

이게 천사야.. ?



한번도 여자친구를 사귀어본 적 없는 푼수.

한번도 우리가 이쁘다던 여자를 따라서 이쁘다고 해 주지 않던 푼수.

그의 이상형은.

정말.

지구인과는 다른, 화성인을 넘어선, 그런 기준이었다.



푼수는 실실거리며 그 누나에게 너무 이쁘다 너무 이뻐요 너무 이뻐 이뻐 이뻐 이뻐를 남발했고,

그 누나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응 고마워, 응 고마워, 응 고마워, 또 응 고마워를 연신 했다.

솔직히 그 누나도 스스로 어이가 없었을거다.



아무튼,

우리의 푼수는 누나 앞에서 먹지도 못하는 술을 연신 들이키더니,

그 천사같은(?) 누나의 머리에 뭐가 묻었다며 일어나 떼어주려다가 그만.

누나의 짧은 미니스커트 속으로 술을 쏟고 만다.



마치 노린 듯.

마치 각도를 젠 듯,

마치 집에서 연습한 듯,

아주 절묘하고도 기묘하게, 딱 엎어진 술은 한번 덤블링을 하더니 얌전히 모아져 있는 누나의

하이얀 허벅지살 위로 톡 하고 떨어지더니 그만!

치마속으로 아까운 소주를 콸콸 쏟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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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옘병..

이게 그 푼수의 표정이었고,

아..

저 새뀌..

이게 우리들의 표정이었다.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