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전설 내, 각직업 5 vs 5 배틀장은
이번 천하제일 무한대전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때는 2001 년 겨울,
어둠의전설에는『팀 아레나』라는 것이 생겨났습니다.
전사,도적,마법사,성직자,무도가
5명으로 구성된 팀으로 상대방 팀과 자웅을 겨루는 것은
천하제일 무한대전과 비슷하나,
가장 큰 차이점은 팀 아레나는 상품이 없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메리트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일기장에 자신의 팀아레나 성적이 기록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당시 캐릭터 일기장에 목숨을 걸며 (큐르페이를 약 700여마리를 잡음 -_-)
게임을 해왔던 내게 팀 아레나는 훌륭한 이벤트임에 분명했고,
난 1000승을 내 일기장에 기록하기 위해,
전직을 하자마자 팀아레나장으로 향했습니다.
(ps: 물론 상품이 없었기에, 3,4,5써클 팀아레나는 개장과 동시에 망해버렸고
그나마 흥행이되었던것은, 당시 무료 체험판캐릭터로도 즐길 수 있었던 2써클 아레나
였습니다.)
전직을 하고 2써클 만렙인 레벨 40이 되어 팀 아레나장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엔 그야말로 "오만함"이 가득 베어있었습니다.
"까짓 2써클 놈들 다 한칼에 죽여버리지 뭐 ㅋㅋ"
"떨거지 2써클 4명, 내 팀에 끼워주고 후딱 1000승 기록하고 다시 사냥이나 하자"
하지만, 내 환상은 팀아레나 한경기 후
바로 깨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첫날 참패를 한 것입니다.
아이템은 나보다 후지고, 찌질해보였던 2써클들이었는데
그들의 정교한 컨트롤 앞에 나는 정말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그때부터 나의 아레나 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일기장을 채우기 시작한 이벤트일 뿐이었는데,
나는 팀아레나의 매력에 푸욱 빠져버렸고
착하디 착하고, 때묻지 않은 순수한 2써클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너무 행복해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한달 두달.. 일년.
참 많은 시간을 아레나에서 보낸 것 같습니다.
2써클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정교한 야배 컨트롤을 배우고, 또 협동심을 깨닫고 ..
가장 큰 수확은 그 곳에서 얻은 소중한 보물,
친구들이었습니다.
처음엔 일기장 1000승을 채우기 위한 도구 정도로만 생각했던 동료들인데
오랜시간을 같이하며, 울고 웃고 싸우면서
깊은 정이 들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내 어둠의전설 속 가장 소중한 추억을 공유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1000승은 달성했냐구요..?
ㅋㅋ.. 물론 1000승을 채우진 못했습니다.
우드랜드에서 개를 잡다가 실수로 렙업을 해버리고 말았거든요.. -_-;;
하지만, 그 후에도 아레나엔 꼬박꼬박 갔었고, (다른캐릭으로;;)
그들과 함께 길드도 만들고 사냥도 하고
정신없이 행복한 어둠의전설을 살게 되었답니다.
1000승이라는『결과물』을 얻기 위해 시작한
팀아레나라는『과정』에서
소중한 추억, 그리고 좋은 동료들이라는『행복』을 얻게 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