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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65초 간의 정적
개강총회가 시작한지 시간이 꽤 흐른터라, 과의 다른 학생들은 이미 고주망태가 된 상태였고,
술 잘먹기로 유명한 나와 우리 친구들만이 제정신을 유지한 상태였다.
그리고,
젠장맞게도 그 테이블엔 그 누나 혼자에, 우리 5명이 둘러싸 앉아있는 상황이였다.
누구도 섣부르게 그 천사(?)같은 누나의 하이안 허벅살로 손을 뻗어 소주병을 들어주지도,
그렇다고 휴지를 뽑아 달겨들어 빡빡 닦아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 푼수는,
그녀의 은밀한 곳에 깡소주를 먹인 것도 모자라 다음 푼수짓을 시작했다.
바로,
사죄하기.
당황한듯 한 표정으로 잠시의 정적을 끝낸 후,
민건이는 안주 접시를 옆으로 밀어제끼더니, 테이블에 머리를 쾅- 하고 박는게 아닌가!?
" 누나 진짜 죄송해요 진짜 죄송해요, 제가 술이 너무 취해서 으윽 제가.. 술을 잘 못해서..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
민건이를 제외한 우리 4명의 친구들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 순간 친구들은 아마 전부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거다.
이 새뀌 죽일까..?
어쨋든..
보고만 있기 약간 민망했지만, 누나가 휴지를 뽑아 소주를 모두 닦아내고,
잠시 화장실 좀 갔다와야겠다고 한 후 자리를 빠져나왔을 때,
우리과는 2차 술집을 향해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약간은 무사하게(?) 1차를 끝내고, 비틀비틀 거리며 고래고래 무언갈 자꾸 떠들어대는
푼수를 부축하여 우리도 씁쓸하게 2차 술집을 향해 걸었다.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