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쯤 일입니다.
만나기로 한 친구는 약속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제 불쾌감은 점점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오랜시간이 지나서야 친구는 저 멀리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나는 빨리 뛰어오라고 친구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 이제 내가 보이겠지.. 달려 오겠지.. 달려 오겠지.. 】
아니, 그런데 친구는 정말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저에게 오고 있었습니다.
마치 일부러 천천히 걷는 것처럼 말입니다.
【 일부러 약을 올리려고 저러나.. 】
도착한 친구는 내가 화를 낼 시간도 주지 않고
나를 잡아끌듯이 지하철 안으로 내려갔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 지만,
그 친구 앞에는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 걸어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빠른걸음으로 걸었거나, 뛰었으면
나에게 금방 도착했겠지만,
왠지 그 장애인한테 미안한 마음에
쉽게 제쳐버릴 수 없어
느린 걸음으로 올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 친구의 얼굴.
장애인을 배려하는 따듯한 친구의 마음 씀씀이에
난 화도 내지 못한채,
그 자리에서 그냥 크게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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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6일
오늘 세계 장애인 올림픽이 개막하였습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처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처럼
모두 하나되는 거창한 응원과
큰 함성의 응원은 되지 못하더라도
지난 4년간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온
우리 장애인 올림픽 선수들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작은 관심과 배려를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올림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은 우리와 전혀 다른 존재가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조금 불편한 사람일 뿐이며,
우리가 그들에게 주어야 할 것 역시 너무나 큰 도움과 물질이 아닌
작은 관심과 작은 배려일 것입니다.
"스며오는 향기는 아련한 백매화향 ..."
ㅡㅡㅡ 히무라 劍心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