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저 여자들은 뭐지?
두 사람은 마치 장례식 장처럼 검은 옷들을 입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드레스를, 다른 한사람은 남자처럼 입고 있었다.
뭐라더라. 저런 것을 슈트라고 부르는 듯 했는데...
검은 머리칼까지 어울려 마치 장례식장 같은 기분을 풍겼다.
감히....!
“오라버니! 저 년들은 뭐에요!”
“......”
“어..언니...”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남자처럼 입은 여자를 돌아다보았다.
슈트를 입은 여자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나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아차... 내 말이 조금 심했나?
나는 슬그머니 나흐케룸의 뒤로 숨어들어갔다.
사서들이 그 두 여자들을 보고는 갑자기 환호성을 내지른다.
“우와! 나흐케룸! 도대체 그 미녀들은 어디서 낚아온 거야!”
“너만 자꾸 정말 그러기야? 응?!”
“우우 남자의 공적이다. 정말!”
나에게로 걸어오던 여자가 천박한 말들을 지껄이던 그들에게 고함을 쳤다.
“조용히 하십시오!”
다음 순간, 고개를 돌린 그녀는 나를 노려보았다.
“나흐케룸 씨, 잠깐 비켜주시지 않겠습니까?”
“에...네..네.”
아앗...
오라버니가 약간 경직된 몸놀림으로 비켰다.
“아앗....오라버...”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손을 뻗었지만, 이미 그는 저 멀리로 가버렸다.
너..너무해!
...잠깐, 그런데 내가 왜 이래야하지....
저런 이름도 모르는 잡것들에게!
그녀는 약간 더 걸어와 내바로 앞에 섰다.
내 치맛자락이 그녀의 바짓 깃에 닿았다.
지척에 그녀의 얼굴의 모습이 보인다.
나도 질세라 그녀의 얼굴을 노려본다.
...키가 너무 크잖아!
“당신이 아까 한 말, 무슨 의미인지 물어보아도 괜찮겠습니까?”
역시나, 찬바람이 불어오는 목소리다.
약간 무서웠지만 나는 큰 목소리로 되받아쳤다.
누가 감히....우리 로열 블러드 일족에게 이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괜찮아요.”
“그렇다면, 그런 비속한 말의 의미를 밝혀주시죠?”
“흥, 저희 오라버니에게 얄랑얄랑 꼬리치는데, 그걸 제가 가만히 보고 있을 것 같나요?”
“저희는 그런 일을 한 적도 없고, 설사 그런다고 해서 당신이 무엇인데 우리를 방해 할 수 있지요?”
“훗, 그야 당연히...”
내가 누구냐고?
“나는 루딘 대제의 최측근, 루어스의 로열 블러드 하기오스-프시히 가문의
아이시티 데 하기오스-프시히!”
넌 이제 큰일났어...
감히 나한테....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아?”
이 사람이 지금 나보고 뭐라는 거야...?
“감히 우리 집안에게 도전하겠다는 거야?”
“.....내 이름은 네이 이리하이츠. 이리하이츠 가의 장녀다.”
내가 지금 물은 건 이게 아닌데, 왜 자기 이름을 밝히는 거야?
“아하? 그래? 이리하이츠? 전혀 못 들어본 이름인데?”
이리하이츠? 그러니까..... 아하!
“뭐야, 그 저질 쇠고.....”
“입 닥쳐!”
짜악!!
순간, 몸이 휘청거렸다. 그리고 뒤늦게 볼에 불이 붙은 듯 고통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믿을 수 없다! 나에게 이런..이런 짓을 하다니!!!
“하기오스-프시히 가문?! 그래, 로열 블러드? 로열 블러드라고 해서 피가 파란지 어디 확인해볼까?”
그녀의 목소리엔, 분명한 적의와 살의가 섞여있었다.
순간, 온 몸이 움찔했다. 여기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으윽?”
그러나, 다음 순간 가슴속으로부터 터져나오는 분노에, 공포는 저멀리 사라져버렸다.
“네...네가?”
“로열 블러드면 뭐해? 인간이 안 돼 먹었고 개, 돼지만도 못한데!”
“어..어찌 감히..!”
그녀가 갑자기 내 말을 자르며 들어왔다.
“다시 한 번 그 입을...”
“그만!!”
갑자기 커다란 목소리가 그녀의 말을 자르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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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는 주인공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런식으로 옴니버스식의 글을 쓰면 다른 사람임을 표현하기 위해 약간씩 생각 자체의
'말투'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오히려 글에 혼란을 주지 않나 조금 걱정이 앞섭니다.
- 애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