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들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무도가의 기술들을 가만 살펴보면 무협지에서도 등장합니다.
예를들어 이형환위는 제 기억으론, 경공의 한 경지로 들은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둠의전설과는 약간 분위기가 다른 글이 써져버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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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4. 무도가
콰아아아아아아........
십여 미터 높이로 깎아지듯 올라간 가파른 절벽 사이로 물이 새하얗게 부서져 흘러 내려간다.
화강암 계의 검은 돌의 표면엔 물이 묻어 번들거렸다. 병풍처럼 펼쳐진 검은 돌 벽에는
아슬아슬하게 침엽수 몇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흔히 ‘폭포’라고 부르는 그것은 끊임없이, 한없이 흘러나와 귀가 먹먹하게 하는 물소리를 내었다.
폭포 주변은 침엽수가 빽빽이 우거져 있었다. 커다란 물소리는 빽빽한 나무들 사이를
지나가며 사라져버려, 그리 가깝지 않은 곳에서도 이 폭포를 찾기는 어려울 듯 했다.
폭포의 앞에는 물이 모이는 작은 웅덩이가 있었다. 그 넓이는 그리 넓지 않았지만 깊이는
사람의 키를 가뿐히 넘어서는 깊은 못이었지만, 그 웅덩이로부터 흘러나가는 개울물은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유지하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문득, 푸른 도복을 입은 한 청년이 나타났다.
큰 키에 떡 벌어진 어깨는 그가 온 몸을 근육으로 도배한 남자인 것 같은 기분을 주었지만,
실상 그는 온몸에 그리 근육이 붙어있지 않아 호리호리하고 미끈한 인상을 주었다.
그는 자신의 붉은 적갈색 머리칼을 한 번 뒤로 넘기고는 도복 색과 같은 푸른 끈으로
머리를 질끈 동여맸다. 사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갈색이라기 보단 붉은 색에 가까운
적갈색의 앞 머리카락 몇 올이 그의 잘생긴 얼굴에 흘러내렸다.
그는 푸른색의 헐렁한 바지위에 민소매 조끼를 입고 있었다.
언뜻 보면 단조로울 것 같은 푸른 도복의 테두리에는 연두색으로 색이 들어가 있어,
산뜻한 기분을 주었다.
그는 눈을 감고는 양 손을 펼쳐 마치 둥근 공을 들듯 아랫배 위에 두었다.
그리고는 숨을 천천히 들이 쉬며 손을 위로 올렸다. 그는 가슴께까지 손을 올린다음
이번에는 빠르게 숨을 내뱉으며 주먹을 쥐어 자신의 아랫배 께에 두었다.
그것은 마치 무술인의 기수식과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한걸음 내딛으며 주먹을 내질렀다.
쉭!
그의 주먹은 깔끔한 선을 그으며 허공을 갈랐다.
한걸음 내딛으며 찌른 그의 정권은 왠만한 무술인이 보면 감탄사를 터트릴 정도로
완벽한 체중 분배와 움직임으로, 그의 온몸에 탄력을 이용, 주먹의 찌르기를 극대화 시킨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대로 몸을 회전시키며 팔꿈치로 보이지 않는
상대방의 명치를 가격했다. 이번에도 훌륭한 체중 분배와 힘 조절을 했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주먹을 내지르고는
“합!”
짧은 기합성과 함께 무릎을 올려서는 튕기듯 발을 차고 다리를 다시 접었다.
파악!!
그의 앞차기로 헤집어진 공간에서 공기가 찢어지듯 둔탁한 소리를 내었다.
무릎을 굽힌 채 올려 발을 차는 그것은 정말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경악스러운 빠르기였다.
그는 그것에서 멈추지 않고 다시 주먹을 두어 번 찌르고는 주먹 쥔 양 손을 어깨 높이까지 올렸다.
그리고 그 손을 왼쪽 허리께로 힘주어 당겼다. 그와 동시에 그의 발꿈치는 발의 앞을 축으로 하여
이제까지의 진행방향과 수직으로 회전했다. 그의 오른다리는 어느새 굽혀진 채 그 발이
왼쪽 무릎의 옆면에 닿아 있었다.
“하앗!”
그의 기합성과 함께 그의 상체가 뒤로 기울어지며 오른발 뒤꿈치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허공을 갈랐다. 그와 동시에 그의 왼발은 어느새 진행 방향과 정 반대방향으로
돌아가 있었다.
파악!!
설명은 길었지만 이는 실로 내려치는 번개와 같이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그는 앞차기보다는 약간 느리지만 그보다 훨씬 강력한 옆차기를 찬 뒤에 몸을 숙여
발을 크게 한번 내딛은 뒤 양 주먹을 그의 턱 앞에 정렬시키고는 몸을 웅크렸다.
“선풍-각!”
다음 순간 그는 허공으로 몸을 솟구치며 그의 왼발을 옆으로 강하게 찼다.
그 발차기는 발을 다시 회수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발차기라 자세가 무너질 것 같았지만
그는 그 발에 몸을 맞겨 그대로 허공에서 한 바퀴 회전하고는 땅에 착지했다.
콰아악!!!
앞선 두 발차기와는 빠른 속도감은 없었지만 이는 주변 공기가 파르르 떨릴 정도로 강력한
발차기 였다. 그는 땅에 착지한 뒤에 옆으로 서서 양 주먹을 진행방향으로 내뻗고는
자신의 머리를 건너 원을 그리며 자신의 뒤까지 팔을 펼친 다음 양 주먹을 다시 앞으로 내지르며
동시에 앞으로 반보 전진했다!
“합!”
파악!!
그의 주먹에 커다란 돌기둥이 와 닿았다. 그 둘레가 성인 남성의 허리보다 두꺼운 그 돌기둥은
이 주변에서 보이는 유일한 인공물인 듯 했다. 그는 주먹을 그 돌기둥에 댄 그 자세 그대로
가만히 서있었다.
콰아아아아아아.......
폭포가 흘러내리는 소리가 주변을 가득 메웠다.
그 외엔 조용한 듯 했다. 이제까지의 강력했던 발차기와는 달리 시시한 주먹에 불과했다.
그러나 청년은 주먹을 그대로 댄 체 매서운 눈길로 돌기둥을 노려보고 있었다.
콰직!
돌기둥이 바깥쪽부터 커다란 금이 났다.
콰지지직!!
그 금은 삽시간에 돌기둥의 전체로 퍼졌고, 다음 순간...
콰앙!!!!
폭음을 내며 그대로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그는 한동안 그렇게 서 있다가 반보 내딛었던 발걸음을 다시 가지런히 모으며 예의 기수식을 취했다.
“후우.”
청년은 눈을 천천히 감았다.
그리고 원래대로라면 이대로 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언제나처럼. 폭포수의 크고 단조로운 소리가 만들어낸 정적에 휩싸여서.
생각한다는 것조차,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생각해내지 않는 명상을...
그러나 그것은 누군가의 휘파람 소리와 박수 소리에 여지없이 깨어져버렸다.
짝! 짝! 짝! 짝! . . . .
“휘유~ 브라보, 브라보! 대단해.”
청년은 순간적으로 기분이 확 나빠졌다.
뭐랄까, 한창 즐거운 파티에서 찬물 벼락을 맞은 기분이랄까?
그러나 그는 그것을 전혀 내색하지 않고 눈을 떠서 자신에게 칭찬을 건넨 방해자를 보았다.
그는 붉은 옷을 입은 은발의 앳된 소년이었다.
앞이 보일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앞 머리칼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는데, 때 마침 불어온
바람에 그 머리칼이 찰랑거리고 있었다. 앞 머리칼에 가려지지 않은 깨끗한 피부와
매끄러운 턱 선, 오똑한 코, 붉은 입술은 마치 아름다운 미녀를 보는 듯했다.
중성적인 미를 발산하는 그의 얼굴에서 그가 남자임을 확신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의 목에 톡 튀어나온 아담즈 애플 뿐 이었다.
“이곳에는 무슨 일이십니까? 죄송하지만, 별 일이 없으시다면 조용히 해주셨으면 좋겠군요.
수련에 방해가 되니까요.”
정중한 말투로 어조로 빙빙 돌려 말했지만 결론만 말하자면
‘방해돼, 사라져’정도 쯤의 말을 한 청년은 다시 눈을 감고 집중하려했다.
그러나 소년의 목소리가 다시 그의 신경을 긁었다.
“방해? 내가 있음으로 인해 네가 원하는 곳에 가깝게 다가갈지언정 멀어지는 건 없을 텐데?”
“......”
청년은 자기도 모르게 다시 뜬 눈을 감았다.
“네가 지금까지 이룬 성과가 궁금하지도 않아? 나와 함께 겨루어 ** 않겠나?”
청년은 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다, 아니 꽤나 많이 있었다.
몇몇 자신의 힘을 믿는 자들이 그를 찾아와 그 호승심으로 싸움을 걸어온 이런 상황말이다.
그는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더 이상 이야기하면 용서치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청년에게 싸움을 걸어온 자들은 스스로는 강하다고 자부할지 몰라도
그가 보면 너무나도 약해보였다. 방금 전의 소년도 마찬가지였다.
그에게서는 무인이라면 응당 있어야할 기도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 그럼 용서하지 마.”
스릉....
검을 뽑는 소리가 들렸다.
청년은 소년에 등 뒤에 매어져있던 검을 생각했다.
대단치 않은, 겉멋만 들인 검이었다.
아마 그의 실력처럼 겉만 번지르르하리라...
그러나 순간 그의 본능이 그에게 경종을 울렸다.
그는 짧은 순간 갈등했다. 본능이냐 이성이냐.
지금까지 함께 행동했던 본능은 대부분 옳은 결정을 내렸다.
그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바로 상체를 뒤로 재끼며 눈을 떴다.
‘섬광?!’
한줄기 빛이 그의 눈 위를 아슬아슬 스쳐지나갔다.
청년은 손을 뒤로 뻗어 땅을 짚은 뒤에 하체를 풀고 다리를 머리까지 제낀 다음에
그 다리를 튕겨 반동으로 일어났다.
“!”
소년은 아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단지 아까 눈을 감기 전의 상황과 다른 점이 있다면, 등에 있는 칼자루에 손을 대고 있다는 것뿐일까.
소년은 아까와 같은 여유로운 미소를 얼굴가득 지으며 말했다.
“이젠 해** 않을래?”
“......”
청년이 뭐라고 말하려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그의 시야를 갈색 머리칼이 가렸다.
“!!”
그리고 청년의 시야로 보이는 건 그가 머리를 묶을 때 쓰던 푸른 띠였다.
청년은 망연히 바람에 날려가는 푸른 띠를 보더니 정신을 차리고는 머리칼을 뒤로 넘겼다.
그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의외로 강한 상대였다. 그는 바싹 긴장을 하고서는 양 발을 모으고
왼손에 자신의 주먹을 맞대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말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제서야 할 마음이 들었나보군?”
소년의 얼굴에 피었던 환한 미소가 더욱 화사해졌다.
이제 그의 얼굴은 ‘그’라고 보다는 ‘그녀’가 어울릴 정도로 아름다워 보였다.
“그럼 잘 보라고. 네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지.”
청년은 소년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소년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오히려 칼자루에서 손을 때었다.
그리고 유유자적한 모습으로 뒷짐을 지었다.
순간 청년은 분노했다.
‘기껏 진지하게 대하려 했더니 나를 도발하는 건가?’
청년은 은빛 머리칼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그 눈이 보였다.
그 눈은 미소 짓고 있는 입술처럼, 비웃음을 짓고 있었다.
“얕** 마십시오!”
팡!
청년의 몸이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튕겨져 나갔다.
그는 허공으로 몸을 한번 띄우더니 마침 허공을 날아다니던 나뭇잎을 ‘밟고’ 한번
더 도약한 뒤 허공에서 궤적을 바꿔 그대로 그에게 발차기를 했다.
“하아압!!!”
마지막 순간에, 청년은 소년의 미소가 더욱 농염해지는 것을 보았다.
그와의 거리가 채 반뼘도 남지 않았을 때, 소년의 손이 사라졌다.
‘?!’
콰앙!!!
바위가 부서진다. 후두두소리를 내며 허공으로 튀어 올랐던 돌 파편이 떨어진다.
“이게 무슨..?!”
청년은 망연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는 돌을 파괴할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발차기를 했지만.
정작 그 발차기를 맞아야할 당사자는 자신의 옆에 멀쩡히 서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원하는 곳에 떨어지지 않은 것이었다.
“경신공을 이용하여 몸을 가속하여 멋지게 발차기를 날렸다. 하지만...”
소년은 자신을 돌아다보며 말했다.
“아직 멀었어.”
“!!”
청년의 얼굴이 구겨졌다.
소년은 얼굴을 활짝 펴며 말했다.
“왜 그래? 아직까진 낮은 점수지만 아직 자신을 변호할 기회는 많이 남았어.”
“으우우우!!!”
청년은 다시 소년에게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주먹을 내질렀다.
스팟! 화살과 같이 빠른 속력으로 움직이는 그의 주먹!
그것은 소년의 안면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팍!!!
“크윽!!”
“흠?”
소년은 가볍게 주먹을 내질렀다. 그러나 허공에서 두 주먹이 부딪치자 마자 튕겨나간 것은
청년 쪽이었다. 청년은 튕겨나가다가 주변의 나무를 박차고는 그대로 다시 달려들었다.
“하다다다닷!!”
청년의 양 주먹이 빠르게 쏘아져 나간다.
소년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 주먹들을 막아내었다.
하나 둘 셋 .... 어느새 청년은 십여 번의 주먹을 내찔렀고 다음 순간!
“하앗!”
번개 같은 빠른 속도로 튕겨나가는 청년의 오른발.
파악!!!
“단각이군.”
소년은 그의 쏘아져 나온 발목을 한 손으로 잡아내고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걸로도 나한텐 안 돼.”
“크으으으!!”
그러나 청년은 다리를 그의 손에서 빼낸 다음 땅을 딛고 그 발을 축으로 해서 몸을 돌리며
양 주먹을 그의 허리께에 모았다. 어느새 그의 다른 쪽 다리는 굽혀진 채 축으로 한 무릎 옆에
닿아 있었다.
“합!”
강한 위력을 담고 있는 옆차기가 찔러졌다.
단각보다 그 속도는 느리더라도 실린 위력은 훨씬 앞선, 단각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발차기였다.
팡!
“붕각! 훌륭하지만 이것도 아니야!”
소년은 한쪽 손날로 그의 발을 옆으로 슬쩍 흘렸다.
“으읏!!”
청년은 당황했다. 그가 손을 뻗는 것을 보고 막을 것이라 생각하고 힘을 더 넣어버린 그는
자신의 발차기를 흘려내자 순간적으로 몸의 중심을 잃었다.
“초보적인 실수를 범하지 말길!!”
소년은 청년의 다리를 흘린 반대쪽 손을 활짝 펴 그의 가슴을 쳐냈다.
퉁!!
“크악!!”
북치는 듯 둔탁한 소리가 나며 그의 몸이 허공을 날아가더니 돌바닥을 몇바퀴 굴렀다.
“크으..!”
“일어나! 겨우 그게 네 녀석의 힘이냐?”
야유를 계속해서 듣는 청년의 얼굴에서는 더 이상 처음과 같은 평정심을 볼 수 없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소년을 보았다.
‘..왜....저 자도 표정이 찡그려지는 거지?’
“십년이 넘는 기간 동안 네가 깨우친 것은 겨우 그 정도냐? 그게 다라면 넌 존재할 필요가 없어.”
소년의 얼굴은 이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구겨졌다.
처음의 여유는 그에게서도 볼 수 없었다. 그는 진정 분노하고 있었다.
“크으...”
“.........”
소년은 자신의 등에 메여진 검의 자루에 손을 대었다. 그리고 천천히 뽑았다.
스릉....
청명한 소리를 내며 그의 검이 뽑혀져 나왔다.
검의 투명하게 보일만큼 새하얀 검신이 푸른 검광을 흘렸다.
“하앗!”
소년의 기합 성을 끝으로 소년은 허공에서 사라졌다.
청년은 몸을 옆으로 비꼈다.
“크읏!”
“흠!”
청년의 가슴팍으로 아슬아슬하게 소년의 검이 스쳐지나갔다.
소년은 청년이 몸을 돌려 피하자 앞선 발로 땅을 그대로 박차고는 뒤돌며 검을 휘둘렀다.
“하아압!”
청년은 기합성과 함께 휘둘러지는 검을 향해 손을 뻗었다.
‘팔을 포기하는 건가!’
소년은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거침없이 검을 휘둘렀다.
쩡!!!
검과 손이 맞부딪쳤다고 생각 할 수 없는, 날카로운 쇳소리가 울렸다.
소년의 눈이 순간 크게 떠졌다.
‘검을 맨손으로!!하지만!’
소년은 검을 비틀어 뺀 뒤 다시 검을 그의 가슴팍을 향해 찔렀다.
“하앗!!”
소년의 검이 마치 화살처럼 쏘아져나가 청년의 가슴을 꿰뚫었다.
그러나 순간 소년의 눈이 커졌다.
‘손에 감각이 없어!’
그 순간 가슴을 꿰뚫린 청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소년은 그대로 몸을 앞으로 기울여 앞으로 몸을 날렸다.
쒜엑!
청년의 앞차기가 허공을 갈랐다.
“...피했군.”
그렇게 말한 청년은 표정을 팍 구겼다. 소년은 아까와의 표정과는 달리 생글생글 웃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철포삼으로 몸을 보호한 뒤에 검을 잡아내고, 이형환위로 나를 뛰어넘어 잔상으로 눈을 속이고,
쾌속의 공격으로 나를 공격한다, 이건가? 훌륭해. 비록 내가 피해냈지만 말이야.
그리고... 아무리 철포삼을 썼다고 해도 맨손으로 검을 잡는 건 조금 무리 아니었나?”
“......”
청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다시 그 예의 기수식을 취했다.
그런 그의 오른손에서 핏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그런 히든 카드를 안 쓰고 잘도 견뎠군. 대단해.”
“....간다.”
청년은 다시 몸을 날렸다.
다시금 빠르게 옆차기를 날린 그는 소년이 슬쩍 피하자 몸을 돌려 바로 앞차기로
소년의 몸을 노리고 다가갔다. 검을 봉쇄하고 주먹을 유리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접근전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소년은 검을 쥔 오른손을 아무렇게나 움직이며 왼손으로
청년에게 견제를 했다.
소년의 오른손을 주의 깊게 보던 청년의 눈이 이채를 발한 순간!
“하앗!”
청년이 왼손을 내뻗어 소년의 오른손목을 내려쳤다.
“흠?!”
소년이 순간 검을 놓칠 뻔했으나 간신히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몸의 균형이 무너진 그 순간, 청년이 반보 내딛으며 오른 주먹을 내질렀다.
파앙!!
“큭!!”
소년의 몸이 순간 멈칫했다.
그는 그의 주먹이 닿은 그곳으로부터 온몸에 퍼지는 섬찟한 충격을 느낄 수 있었다.
‘발경!!’
청년은 다시 뒤로 반보 물러난 뒤에 왼발을 축으로 온 몸을 회전시켰다. 그리고 그는 외쳤다.
“선풍각!!”
청년의 오른발이 허공을 갈기갈기 찢으며 소년의 몸을 향해 날아갔다.
바위도 파괴하는 위력의 발차기 앞에서 몸이 굳어버린 소년은 부서져버릴 듯 약해 보였다.
청년은 승리를 확신했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러나 그의 발은 허공을 갈랐다.
“!!”
청년은 착지해서는 비틀거렸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다보며 소년의 모습을 찾았다.
그는 곧 소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어느새 허공에 떠있는 ...
소년은 가볍게 땅에 착지했다.
“대단해. 이형환위에 이은 발차기는 히든카드가 아니었나 보군...
진정한 히든 카드는 그 발경이었군. 온 몸을 멈칫하게 만드는 충격이라니. 휴우.”
소년은 한 손을 털며 너스레를 떨었다.
“뭐, 이 정도면 그 동안 네 인생이 무의미했다고는 말 못하겠군.”
“......뭐?”
청년의 표정이 다시 구겨졌다.
“인간으로 이정도면 정말 대단한 거 아닌가? 후후.”
“뭐?”
다시 소년에게 달려들듯 하던 청년의 몸이 멈칫했다.
“조금만 놔두면 스스로 각성 하겠지만, 아무래도 급해서 말이야.”
“......?”
소년은 청년에게 말했다. 그러나 정작 청년은 이해 못했다. 그러나 소년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또 나는 많이 변해버린 사람은 싫어. 이전의 네가 좋단 말이야.”
“......”
“이제 그만 깨어나라.”
소년은 청년을 똑바로 바라보며 외쳤다.
청년은 그의 은빛 머리칼에 가려서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강렬한 눈빛을 느꼈다고 생각했다.
“....!”
청년의 눈이 크게 떠졌다.
“자, 지금 들어오는 너의 ‘원래 기억’이 네가 추구 하는 그 ‘도’에 대해 도움이 많이 될 거야.
이전의 너도 그것을 추구했으니까!”
소년의 입가에 야릇한 미소가 번졌다.
“그럼 이제, 깨어날 시간이다! ...”
청년은 소년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이름이 아니었다. 아니, 지금 이 순간부터는 그의 이름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의 머릿속을 채워가는 기억들은 그의 원래 이름이 소년이 부르는
이름임을 명시했다.
“....원래 삶을 부정하라고. 고작 20여년 살았으면서 말이야.”
그런 말을 하는 소년의 얼굴에는 더욱더 농염한 미소가 번졌다.
- the Monk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