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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매정하게 말을했긴했지만 그래도 누나의 마음은 편치않았어요.
자기가 이렇게 좋아했던 남자도 처음이었거니와, 게다가 꼬셔도 꼬셔도 돌부처같은 남자도
처음이었거든요.
지칠만큼 지치고 힘들만큼 힘들게 해 놓고 이제와서 나 좋다니요.
정말 억울하기도하고 이건 뭔가 싶기도 했어요.
그렇게 누나는 다시 흔들리기 시작하고, 안타깝게도 남자는 마음을 서서히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그래.. 내가 못해준게 너무 많았지.
혹시 이제 다른 여잘 만난다 해도 너가 분명 많이 생각날거야.
남자는 처음 느꼈어요.
한 여자에게 마음을 접는다는 것이 이토록 가슴이 아픈일이라는 거.
정말 찢겨지듯 힘들고, 어떤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것.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팽겨 쳐 버리고 하늘을 바라보며 펑펑 울고싶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남자는 참았어요.
어짜피 자기는 여자가 많이 다가 올거라는 믿음도 있었고,
이 여자 저 여자 만나다보면 금새 있을 수 있을거라 위안했죠.
하지만, 쉽게 마음이 안정되지는 않았어요.
누나가 그의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점점 더 많아지고,
같이 잘 때도 알콩달콩 이야길 나누며 사이좋게 잠드는 모습.
너무나도 질투가 나고, 가슴이 미어지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하구요.
남자는 방에서 함께 지내는 것 조차 너무 힘들었어요.
누나가 쫑알쫑알 거리며 놀이동산을 가자고 조르고,
삐쭉한 표정으로 펜션 잡고 놀러가자고 조르고,
다들 귀찮다며 시큰둥 하자, 혼자 삐져서 퉁- 해 있는 그 모습이,
남자에겐 너무나도 이쁘고 사랑스럽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끝난 사이라는 벽을, 이 겁쟁이는 넘지 못했답니다.
시간이 흘러,
누나들이 졸업한 후 네 명의 동거는 파토가 나고,
소문에 소문을 거쳐, 남자는 나쁜남자의 오명을 더욱 두툼하게 껴 입은 체
학교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따금씩 누나의 소식을 들을 때 마다 가슴아파하며 쓴 술잔을 넘기는 남자는,
자존심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던 나날들을 두고두고 후회하구요.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