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야배를 시작했던 09년도를 돌이켜보면, 당시 내가 초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야배 상황이
지금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깨끗했던 것 같다. 매.클을 쓰는 유저는 너무도 뻔히 티가 나게 썼고
그들 중 상당수는 자동으로 돌아가는 디스펠 매클로 못 박고 서있거나, 격수와의 호흡이 떨어져서
제대로 디스펠을 해주지 못하다가 죽거나 하는 꼴이었다. 눈속임을 쓰며 거짓말을 하던 사람도
생각해보면 그다지 존재하진 않았던 것 같다.
내쪽의 야배 원년멤버였던 내안의그녀형, 해타형, 그리고 꿈의텐시(옛 올지)님은 나를 포함하여
항상 매.클에 대한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나의 경우, 사냥터에선 사용하던 말던 그것은 관심
밖의 일이었으나, 일종의 '스포츠' 같이 승패를 나누며 야배인들이 꾸준히 재미를 느끼는 공간 안에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본인 실력의 몇십 배 효과를 내는 매.클을 사용한다는 것은 혐오의 대상이었다.
어느 지인에게 매.클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들은 적이 있어서 어느 방식으로 작동되며, 야배에서
어떤 유저는 왜 그런 모습을 보이는지, 자.보같은데 왜 가끔은 작동이 안되는 것 같이 보이는 지에
대해 거의 정확한 이해가 가능할 수 있었다.
아무튼 우리는 오로지 순수한 컨트롤, 실전 연습을 통한 디스펠력 향상, 셋팅 빠르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빙실력을 중시하였다. (직법 컨트롤에서 중시되는 요소들은 차후에 정리해보고 싶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유저들이 부분매.클을 야배에서 잘 죽지 않으며
유명해질 목적으로, 혹은 강한 상대편 진영에 대항하기 위한 (말하자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려는)
일념 하에 살짝살짝 알아챌듯 말듯한 그런 수준의 것으로 사용하는 것을 느끼게 됬다. 당시 거의 매일
야배를 했었는데 점차 받는 스트레스가 커지고, 힘들어지고, 무엇보다도 팔목의 긴장정도가 상당히
강해지는 걸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 게 이유일 거다.
그러던 중, 2009년 11월 때쯤 넥슨이 마법창의 마법 이미지 픽셀값을 다르게 설정한 패치를 내놓았다.
이 패치는 기존 자동보호매.클들의 이미지 인식을 아예 불가능하게 만든 것으로 이모탈을 제외한
모든 디스펠이 멈춰버렸다고 들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는 바로 야배로 향했다. 가보았더니 정말
한마디로 가관이었다. 당시 나랑 자주 싸우던 길드는 마지막신화, 하쿠나마타타, 소중한 쪽이었다.
그 패치가 됬던 바로 그 날, 나는 거의 하루종일 야배에 머물러있었다. 타 유저가 어떤 지 궁금했고
누가 오나 안오나 최근의 접속률을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야배엔 자주
오던 적들이 잘 등장하지는 않았다. "프란체스카" 와 같은 마지막신화 직법? 법직?. 체는 낮은데
디스펠이 굉장히 빨라서 킬을 잘 하지 못하는 격수와는 약간의 애를 먹던 그런 비격들은 거의
나르를 푸는데 2초 이상씩 걸렸다. 디저주를 반-짝하고 풀던 그 속도와는 정반대로 말이다.
당시 내 적이었던 "리차드슨" 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이정도의 아이디들은 야배에 세 달정도씩
있다가 또 사라지고, 온갖 입질을 하며 내게 매.클이라는 소리를 해왔던 이들이라 더 놀려주고
싶었지만 그 날 이후로는 야배에 등장하지 않았고, 심지어 요즘까지도 거의 한번도 못보았다.
그리고 야배에서 어느정도 실력으로 인지도가 있던 직법(나와 약간의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여
불쌍하지만 거론은 하지 않겠다. 그러나 해타형과 나는 당시의 장면을 너무도 생생히 기억한다. - -)
이 '어제시작' 이라는 대형 전-직으로 접속해있었다. 평소 잘 죽지도 않고 그쪽에 챙길 격수가 없으면
의례 실력 좀 되는 직법들이 혼자 잡힐 상황에 그러하듯 잡기 까다로운 상대였다. 명확히 전-직으로도
잡기 까다로웠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 날, 셋팅하는 비격은 나 혼자였고 격수는 오로지 해타케릭 뿐.
셋팅이 너무도 쉽게 걸렸고 (이 말은 즉 디스펠속도가 느리다는 것) 잡는 데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나는 그 날, 내가 오로지 모니터의 빛을 시신경으로 받아들여서 손가락으로 명령을 내리는 인간이라는
것을 알리고, 재미있는 야배 플레이를 위해 "적들은 더 이상의 쓸 데 없는 의심따윈 버려라!" 와 같은
생각으로 충분히 플레이하였다. 그러면서 180도 다른 컨트롤의 적들을 놀렸고 비웃어주었다.
그러나 그 시점 바로 이후부터 상대편 유저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였다. 이것은 거의
궁지에 몰린 개가 하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도리어 내게 '매.클 패치되니깐 라파엘로리는 저주도
못 풀더라' 혹은 '패치 이후에 라파엘로리 은근히 안옴' 따위의 어이없는 낭설을 퍼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거의 헛웃음만 나왔다. 당시 나(낭아), 해타형과 싸우던 적쪽 비격, 격수들은 내가 행했던
농락에 화가 나서 입질을 시작하던 상황이었고, 계속 죽던 그들은 내가 한번 쯤 죽었을 때 이런
입질을 절묘하게 구사하였다. 대수롭지도 않은 부분이어서, 왜냐면 그 바로 그 때 야배 현실에서
보여지는 너무도 명확한 상황을 당도하고도 그 소리를 하던 적들이었기에 가볍게 Skip 하였다.
당시 왠만하면 말 하지 않고 플레이하던 나는 접속을 하면 별 소리를 다 듣게 되었다.
심지어 바빠서 이틀을 접속하지 못했을 때는 '자.보가 막혀서 안오네' 등등의 쉴 세 없는 모함들이
이어졌다. 위에서 썼듯이 나는 정말 너무 뻔히 눈에 보이는 증명 상황에서 적을 놀려주다가 도리어
내가 역공을 당하고 말았다...... 거의 정신이 혼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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