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 같았으면, 따사로운 햇빛 탓에 잠에서 깼을 시간인데
오늘은 반대로, 햇빛이 들지 않는 어두움에 이끌려 잠에서 깨었다.
차가운 공기탓에
난 이불을 덮은채로 창문을 열어보았다.
역시 내 예상에 딱 맞아떨어지듯이
하늘은 잿빛이었고
햇님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단 하나 내 예상을 뒤엎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눈" 이었다.
밖에는 첫눈이 오고 있었다.
회색빛 하늘에서 새하얀 눈이 쏟아지는
모습은 정말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곧, 눈 한 송이가 내 손등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아니, 내려앉음과 동시에 눈송이는 사라져버렸다.
그저 손등위에 작은 물방울만이 나에게 눈송이가 앉았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