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 형님은 어둠계의 악동이었지만 당시 어둠에서 오래전부터 꽤 유명한 사람들과도 친분이 있었다
아마도 이 형님은 나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어둠을 해왔고 어둠에서 그때까지 못해본게 없는
그런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런쪽으로 내 느낌은 정확하다
원펀치삼강냉이의 길마케릭이 그 형님의 본캐는 분명 아니다
그렇다고 형님이 사실 자기는 시인이라고 밝히며 나에게 귓을 하던 그 시인필명 아이디가
본캐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건 단지 팬레터를 받는 편지함 케릭이었을 거다
나는 그 형님의 본케가 뭔지 끝까지 몰랐지만 아마도 이름만 들으면 알 그런 케릭이었을 것이다
나도 꽤 오래 어둠을 했다고 자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서열들을 알고 있었다
물론 나도 그형님께 내 본캐로는 말을 걸지 않았다
나 역시 생강차나 독약 따위의 캐릭터가 본캐일리 없었다. 아마 형님도 알고 계셨겠지만
굳이 내 본케는 뭐냐고 묻지 않으셨다. 내가 언젠가 이야기 해주길 바라셨거나..
말못할 사연이 있겠지. 라고 생각하며 굳이 묻지 않으신 사려깊은 행동이었던 것 같다
그것이 지금 생각하면 좀 죄송스럽기도 하다
그 형님은 자신이 시인인 것도 밝히고 불의를 보면 못참는 정의로운 성격으로 공식길드와의 싸움도
마다하지 않으셨고.. 항상 다정한 목소리로 나를 강차야 라고 불러주셨는데..
함께 웃으며 세바앞에서 비매너짓을 했지만 난 알 수 있었다
이 형님은 스스로 어둠계의 악동이 되려 하지만 사실은 어둠을 엄청 사랑한다는 것을..
그동안 느꼈던 이런 감정들은 그 형님이 사실은 오래전부터 그 유명한 시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왜 잘나가시던 이 형님이 나같은 듣보와 이렇게 비뚤어진 일을 하시는지
그 의문도 어느정도 해소 되었다
형님의 아이디인 그 시인은 어둠의 전설에 잘못 된 점이 있다고 느끼면
눈치 보는것 없이 가차없이 쓴소리를 종종 시인의마을에 올렸기 때문에
운영자나 몇몇 공식길마들과 신경전이 벌어지곤 했었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만났을때 공식길드들과 쌈질을 하던 모습과 강제가입 현장은 형님 나름의
그들에 대한 저항이었던 셈이다
한편 이 형님은 나를 정말 친동생처럼 아껴주셨는데 그 증거가 아직도 생강차의 편지함에 남아있다
그것은 그 형님이 맡고있던 스타 클랜의 배틀넷 채널과 자신의 배틀넷 아이디를 알려준 것이었다
스타 이야기가 어쩌다 나오게 되었냐면 그 형님이 먼저 나에게 다정하게 물었다
"강차야 스타 좀 하니?"
나는 당시 지방대 기숙사 생활중이었는데 같이다니던 친구들 중 두명이 거의 준프로 게이머 급으로
스타를 엄청 잘했다 한놈은 테란 한놈은 저그였다
나는 주종이 테란이었는데 그녀석들과 함께 매일 스타를 하느라 실력도 좀 늘어있었고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스타를 잘했고 많이 했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었다
기숙사 내방은 낮에는 IPX로 연결해서 스타 팀플을 즐기는 겜방이었고
친구들이 모두 집에 간 밤에는 어둠의전설 세바스쳔 룸 강제가입의 장이었다
나는 내장형께 대답했다
네 요새 좀 합니다 ㅎㅎ
내장형님은 이번에 자기가 맡고있는 클랜에서 대회가 열리는데 너도 한번 와보라면서
시간과 체널과 아이디를 알려주셨다
나는 당시 옵저버로 관전만 했었는데 엄청 잘하셨던 걸로 기억한다
이정도로 내장형님은 쓰래기 피치 길드장이던 날 진심으로 어둠 외적인 곳에까지 초대해주시는
그런 마음이셨다
비록 의형제였지만 친동생처럼 날 아껴주시는 형님을 나는 더욱 따르게 되었고 본캐를 숨기고 있는
내 마음은 점점 더 불편해 졌다
아마 그 즈음이었을 거다
내장형을 통해 알게 된 그녀(3화 참조)가 시인이 된 것이..
그녀는 오래전부터 시편게시판을 좋아했다
나도 시편게시판을 중딍때부터 좋아했기에 시편에 종종 좋은 글을 쓰던 사람들을 아직 기억한다
그녀는 내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치들 중 한사람이었다
그녀와 이야기를 튼 것은 내장형을 통해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꽤 어둠에서 아는 사람은 아는 유명인이었고 (여자 유저인데다 그림을 잘그려서 팬아트 같은것에 당선되곤 했다)
나도 그녀의 아이디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이유는 .. 이 케릭의 편지함에 아직도 있다
그녀가 아직 유명해지기 전.. 아마 그녀가 중딍때였을 거다, 그러니까 2000~2001년도..
이아/로오서버가 막 열렸을때 이아섭 친구 구한다는 글을 시편에 썼길래 내가
마침 반친구들과 이아섭에서 캐릭을 키우고 있어서 친구하자고
그녀가 남긴 시편 글을 보고 편지 보냈었는데 답장이 꽤 길게 왔었다
반갑다면서 자기는 이아서버에 무슨 캐릭을 키우는데 우리 이아섭 친구하는거 맞죠?ㅎㅎ
이런 식의 답장이 아직도 독약의 편지함에는 남아있다,
처음엔 여잔지도 몰랐는데 편지체와 키운다는 아이디를 보니 여자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아서버를 버렸는지 키운다는 캐릭을 찾아봐도 오지를 않았었던 기억이 난다
다시 만난 2005년.. 그녀는 독약을 완전히 잊어버린 것 같았지만..
아무튼 새로운 시인이 당선되고 시인필명, 그리고 그 필체를 보고 난 알았다
'녀석,, 됐구나 축하한다'
아마 내장형과는 서로 알고 있었겠지만 그녀는 나에게 자신이 시인이 된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원래 시인이란게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는 필명에 가려진 존재였으니까..
하지만 난 특유의 동물적 감각으로 알 수 있었다
내 본캐는 어둠 친구가 없었지만
장난 삼아 하는 쓰레기 케릭에게는 든든한 형님과 친구가 있었다
내장형과 함께라면 세바 앞에 두려울 것은 없었다
그리고 나는 이 두 시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어둠인생에서 유쾌했다고 자부한다
내장형님의 이벤트 전용 캐릭과 함께 여러 사람을 모아서 피에트인가에서 미팅도 해보고
무엇보다 마을에서 놀다가 심심해지면 '내장형. 세바 한번 갈까요?' 라는 말에 흔쾌히
인벤 가득한 루어스 리콜을 더블 클릭 하시던 그 형님
그렇게 영원할 것 같던 우리의 우정의 끈이 점점 얕아지게 되는 게기가 있었으니..
나의 현실 세계였다
1학기가 끝나고 방학을 맞이해 서울로 돌아온 나는 얼마 뒤 성적표를 받았다
"평점평균 1.33... 학사경고 대상자입니다"
물론 집에서는 재수시켜 대학보내놨더니 저 지1랄이라고 난리가 났었고
나는 진지하게 내 미래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마음 다잡고 관심도 없는 경영학 공부를 계속 하느냐..
아니면 내가 관심있는 공부를 하느냐
선택은 나의 몫이었고 나는 고심끝에 휴학을 하고 수능을 다시 보기로 결정했다
이미 여름방학이 절반이 지나가서 수능까지는 3개월 여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성적표 사건으로 패닉에 빠져 한동안 어둠에 접속하지 못한 나는 오랜만에 어둠에 접속하여
내장형을 찾았다
내장형님이 게시지 않아서 나는 그녀에게 물었고 그녀는 내장형이 최근 하는 아이디를 알려주었다
오랜만에 만난 내장형은 나와 함께할 시절의 활기를 잃어 보였다
자신도 요즘 접속이 뜸해지더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나의 슬픈 소식을 전하고 수능보고 다시 들어오겠다며 피치 길드를 형님께 부탁했다
내장형님은 따듯한 격려와 함께 동생의 성공을 기원해 주었다
영광의 [피치] 길드는 형님의 또다른 쓰레기 케릭인 마법사 지존 '세멜리안'에게 이임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잠시만 안녕을 고하며 일상으로 돌아가 치열한 삶을 살아갔다
어둠이란 겜은 중독성이 너무 강해서 접을 때 접는다고 확실하게 말하지는 않고 떠난다던 내장 형님..
접으셔도 가끔 와서 게시판 글은 항상 보고 가시던 내장형님..
어둠을 완전히 떠나신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시고 계실까..
6편에 계속...
p.s 오늘도 접속해보니 편지가 와있네요. 바쁘시겠지만 글 빨리좀 써달라고,,ㅎ
반성하는 마음으로 썼던 강제가입 편이 꽤 흥미로웠나 봅니다.
낮시간의 아이템 판매 글과 사냥팀 구한다는 글로 오염된 시편이 싫어서
새벽 늦은 시간에만 올리는 글인데.. 이런 늦은 시간까지 한명이라도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고
또 재밌게 읽고 계시다니 글쓰는 입장에서 기쁜 마음입니다.
올 한해 대박 나시길 바래요
오늘은 내용도 없는데 이야기가 좀 길어졌네요
6편의 내용을 합쳐서 5편에 묶어버렸습니다
아마 재미는 전편들보다 덜 할 거에요, 하지만 읽어주시는 분들께 한말씀 올리고 싶습니다
이 글은 단순한 코메디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제가 어둠을 하며 가장 재밌었던 기억과 지금은 없는 그리운 사람들을 추억하는 개인적인 글입니다
편지까지 보내주시는 독자분들이 계실지도 몰랐고 그런 줄 알았다면 다른 더 재미난 글을 준비했을텐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재미는 없을것이지만 수년간 시인의 마을을 지켜왔던
한 시인을 추억하며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도 관심갖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재밌게 읽어주셨다는 분들께는 더없이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런 사람들도 마이소시아에 살았었구나., 라며 어둠 듣보로 살았던 어떤 한 사람의 회고록을
담배한개비 물으시고 다만 음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얕은 글재주가 민망하지만 재밌게 읽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5~6편을 한편으로 묶었기 때문에 .. 아마도 다음편이 마지막 화가 될 것 같네요
어떤 시인인지 감이 오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