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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멀뚱히 아무 감정없이 눈물을 흘리는 그 여자를 바라본다.
이 여자가 지금 도대체 왜 자기 앞에서 울고 있는지 조차도 알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다.
서희윤은 어깨를 들썩이여 고개를 숙인체 입을 뗀다.
나.. 널 좋아했었어. 4 년 전 너랑 조금씩 가까워 지면서 부터. 자꾸 마음이 가더라.
그런대말야, 그러게 내 마음을 잘 이해해주고, 같이 있으면 즐겁고, 배려해주고,
게다가 때로는 무뚝뚝하고, 무관심한듯한 매력까지.. 그런 너의 모습들이 나에게만 있는
특별한게 아니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부터 힘들었어..
너의 주변에는 수많은 여자가 있었고, 자유롭게 만나고 다니면서 데이트도 즐기고
내 곁에 널 잡아두기엔 너무 벅찬 남자 같았어..
너무 자유로워서,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남자같다랄까?
하연우는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표정에 변화 하나 없이. 어쩌라고? 라는 듯한 표정이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은 충격을 먹었을거라
생각하며 서희윤은 다시 말을 계속한다.
정말 많이 생각했어.
너가 정말 조금도 나에게 마음이 없는데, 엔조이로 만나서 잠자리만 하는건지.
내게 정말 상처였던게 뭔지 알아?
내가 널 좋아했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였던, 너의 그 포근하고 고요한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 가슴이.. 나에 대한 무관심의 증거였다는게 너무 상처야.
나도 나름 여잔데.. 여자가 니 품에 안겨있는데 어떻게 두근두근거리지 않을 수가 있는거야?
하연우는 머쓱한지 한 손으로 조용히 가슴을 쓰려내린다.
그 여자의 얼굴은 온통 눈물 범벅에 콧물 범벅에, 눈코입을 분간할 수 없도록 일그러져있다.
너는 정말 다가갈 수 없는 존재였어.
잊으려 애를 써도, 너의 그 표정, 너의 그 사소한 배려 하나 하나가 자꾸 떠오르고,
내가 부르면 얼마든 하루쯤은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그런 믿음까지 있었기에
이렇게 내 스스로에게 죄를 지으면서 널 만나게 됬나봐.
널 볼 때마다, 오늘은 잠자리로써만 끝내지 말아야지. 수백번 수천번 다짐하는데
너만 보면 가슴이 너무 뛰고, 머리가 하얘지고, 너무 좋아서 내 맘대로 되질 않았어.
하연우는, 조용히 손을 들어, 그 여자의 볼을 쓰다듬는다.
그리고 엄지손가락으로 조용히 그 여자의 얼굴을 흐르고 있는 눈물들을 훔친다.
그 여자는 하연우의 손을 쳐내고, 자신의 팔로 눈물을 썩썩 훔쳐내더니.
벌떡 일어나 말한다.
이왕 시작한거, 4년동안 너에게 쌓였던거 다 풀어놓고 가야겠다.
따라와 집에가서 술이나 더 하자.
두근 두근 .
하연우는 깜짝 놀랬다.
갑자기, 두근거리는 자신의 가슴이 느껴지기에.
두근 두근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