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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술] 두근두근 #14
342 2011.02.1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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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는 약간 취기가 오르는듯 비틀거리며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말없으 그 뒤를 자박자박 걸어가는 그 남자.


집에 도착해 술을 마시며 그 여자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너.. 널 볼 때마다, 하.. 어쩜 얘는 이렇게 여자마음을 잘 알까?

작은 배려 하나하나, 너의 말투 하나 하나에 감동받으면서도,

정작 너라는 사람은 알 수가 없었어.

이 여자와는 어떤 관계인지, 저 여자와는 어떤 관계인지,

너라는 사람의 본래 성격은 어떤지, 본심이 어떤건지.

너는 평온한 얼굴, 단 둘이 있을 땐 한없이 다정한 얼굴,

단조로운 말투, 그게 끝이었어.


그 남자는 묵묵히 듣고 있다가 어렵게 한마디를 내 뱉었다.


나는. 원래 별 감정이 없어.


탁.

그 여자는 인상을 팍 찌푸리며 술 한잔을 털어넘기고 강하게 잔을 내려놓는다.

커텐을 쳐 놓아 보이지도 않는 창을 바라보며 후- 하고 한숨을 쉰다.


어쨋든 말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했어. 이제 그만 이런 생활 접고, 고향으로 가려고 해.

이제 가면 다시는 이 지역에 올 일 없을거고, 번호도 바꿀꺼야.

너한테 연락안할꺼야.

그런대말야, 이렇게 막상 떠나려고 하니까 너무 억울한거야.

그래서 4년동안이나 멍청하게, 미련스럽게 널 좋아했었다고, 아니.. 사랑했었다고..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어.


그 여자의 눈에 다시 눈물이 차 오른다.

주륵. 흐를때 쯤 그 여자는 다시 소주 한잔을 입에 털어 넣는다.


난.. 너에게 있어서 그냥 단순한 잠자리 상대로 기억에 남고 싶진 않아.

내가 가서 연락이 없고 너에게 곧 잊혀지더라도, 너는 기억해 줬음 좋겠다.

아! 서희윤. 나를 미치도록 사랑했던 여자. 라고 말이야.


두근두근.

그 남자는 생각한다.

내 가슴이 이제와서 뛰는 이유는 뭘까.

이 앨 단 한번도 여자로써 생각해 본 적 없다.

결코 좋아서 잠자리를 한 것도 아니다. 그냥 그 여자가 원하는 것 같았기에

아무 감정없이. 하룻밤쯤은 같이 있어줘도 되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싫어했는데 억지로 한 것도 아니었다.


자신이 만나는 그 수많은 여자들 중 한명으로써, 그냥. 아무렇지 않았을 뿐이다.

두근두근.

그 남자는 생각한다.

4년 동안 날 사랑해준 여자..?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