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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는 약간 취기가 오르는듯 비틀거리며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말없으 그 뒤를 자박자박 걸어가는 그 남자.
집에 도착해 술을 마시며 그 여자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너.. 널 볼 때마다, 하.. 어쩜 얘는 이렇게 여자마음을 잘 알까?
작은 배려 하나하나, 너의 말투 하나 하나에 감동받으면서도,
정작 너라는 사람은 알 수가 없었어.
이 여자와는 어떤 관계인지, 저 여자와는 어떤 관계인지,
너라는 사람의 본래 성격은 어떤지, 본심이 어떤건지.
너는 평온한 얼굴, 단 둘이 있을 땐 한없이 다정한 얼굴,
단조로운 말투, 그게 끝이었어.
그 남자는 묵묵히 듣고 있다가 어렵게 한마디를 내 뱉었다.
나는. 원래 별 감정이 없어.
탁.
그 여자는 인상을 팍 찌푸리며 술 한잔을 털어넘기고 강하게 잔을 내려놓는다.
커텐을 쳐 놓아 보이지도 않는 창을 바라보며 후- 하고 한숨을 쉰다.
어쨋든 말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했어. 이제 그만 이런 생활 접고, 고향으로 가려고 해.
이제 가면 다시는 이 지역에 올 일 없을거고, 번호도 바꿀꺼야.
너한테 연락안할꺼야.
그런대말야, 이렇게 막상 떠나려고 하니까 너무 억울한거야.
그래서 4년동안이나 멍청하게, 미련스럽게 널 좋아했었다고, 아니.. 사랑했었다고..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어.
그 여자의 눈에 다시 눈물이 차 오른다.
주륵. 흐를때 쯤 그 여자는 다시 소주 한잔을 입에 털어 넣는다.
난.. 너에게 있어서 그냥 단순한 잠자리 상대로 기억에 남고 싶진 않아.
내가 가서 연락이 없고 너에게 곧 잊혀지더라도, 너는 기억해 줬음 좋겠다.
아! 서희윤. 나를 미치도록 사랑했던 여자. 라고 말이야.
두근두근.
그 남자는 생각한다.
내 가슴이 이제와서 뛰는 이유는 뭘까.
이 앨 단 한번도 여자로써 생각해 본 적 없다.
결코 좋아서 잠자리를 한 것도 아니다. 그냥 그 여자가 원하는 것 같았기에
아무 감정없이. 하룻밤쯤은 같이 있어줘도 되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싫어했는데 억지로 한 것도 아니었다.
자신이 만나는 그 수많은 여자들 중 한명으로써, 그냥. 아무렇지 않았을 뿐이다.
두근두근.
그 남자는 생각한다.
4년 동안 날 사랑해준 여자..?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