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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술] 두근두근 #15
322 2011.02.18.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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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머리가 하얘진다.

꿈에도 생각 못했던 반전이라 생각한다.


서희윤. 얘가 날 좋아하고 있었다니!?


그 남자에겐 그 여자도 그냥 자신과 같이 쿨한 관계에 만족하며 아무렇지 않게

서로 필요할때만 찾았던 그런 사람으로 뇌리에 박혀있었다.


4년이나 말 못하고 날 사랑해주었다.


그 남자의 가슴에 그 여자의 모든 말이 쑤셔박힌다.

미안하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지금은 할 수가 없다.

그냥 고개를 숙인체 아무렇지 않은척 술잔을 든다.

두근두근


그 남자는 자신이 왜 이럴까 생각한다.


이제와서 이 앨 좋아하게라도 된거야? 단순히 이런 말때문에?

어짜피 떠날 애. 그냥 평소 하연우처럼 그렇게 담담하게 생각하고 말면 되잖아.

두근두근.


왜 이러는거야?


미칠듯 두근 거리는 심장에 그 남자는 그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볼 수조차 없다.


두근 거리지 않는 나의 가슴에 상처를 받은 여자.

4년 간 날 미치도록 사랑한 여자.


그 남자는 다시한번 자신의 가슴을 쓰다듬어 내린다.

그리고, 커텐쳐진 창밖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울고 있는 그 여자를 바라본다.


그 여자가 말했던 고요한 가슴이 지금 그 남자에겐 없다.

부끄럽게 요동치는 이 가슴뿐이다.





-





그렇게, 그 여자는 다음 날 떠났다.

원래 그 여자와는 많은 연락을 하지 않았다.

한달에 한번, 또는 두달에 한번 정도, 그 여자에게서 뭐해? 라고 문자메시지가 왔을 때

두어번의 메시지를 주고 받은 후 그 여자의 집으로 갔을 뿐.


그런대 너무나도 허전하다.

그 남자는 그런 허전함을 처음 느껴본다.

허전함, 외로움과는 거리가 멀게, 각각 다른 매력의 여자들과 항상 함께했었고,

잠자리 상대도 여럿 있었다. 그 남자에게서 그 여자가 아쉬울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왜 이렇게 그 여자의 연락을 기다리게 되는걸까?

평소에도 한달에 한번쯤 오던 그 여자의 연락을, 이제 자신과 연락을 끊겠다고 한 그 여자에게서

오는 연락을 기다린다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꿈뻑.

꿈뻑.

눈물이 차 오른다. 그 남자는 놀란다. 내가 왜? 라고 생각하지만.

바보같은 그 남자는 자신이 아직도 뭘 잘못했는지, 왜 슬픈건지 알지 못한다.

그 여자의 생각에, 심장은 미칠듯 두근두근 거리고 있으면서.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