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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머리가 하얘진다.
꿈에도 생각 못했던 반전이라 생각한다.
서희윤. 얘가 날 좋아하고 있었다니!?
그 남자에겐 그 여자도 그냥 자신과 같이 쿨한 관계에 만족하며 아무렇지 않게
서로 필요할때만 찾았던 그런 사람으로 뇌리에 박혀있었다.
4년이나 말 못하고 날 사랑해주었다.
그 남자의 가슴에 그 여자의 모든 말이 쑤셔박힌다.
미안하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지금은 할 수가 없다.
그냥 고개를 숙인체 아무렇지 않은척 술잔을 든다.
두근두근
그 남자는 자신이 왜 이럴까 생각한다.
이제와서 이 앨 좋아하게라도 된거야? 단순히 이런 말때문에?
어짜피 떠날 애. 그냥 평소 하연우처럼 그렇게 담담하게 생각하고 말면 되잖아.
두근두근.
왜 이러는거야?
미칠듯 두근 거리는 심장에 그 남자는 그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볼 수조차 없다.
두근 거리지 않는 나의 가슴에 상처를 받은 여자.
4년 간 날 미치도록 사랑한 여자.
그 남자는 다시한번 자신의 가슴을 쓰다듬어 내린다.
그리고, 커텐쳐진 창밖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울고 있는 그 여자를 바라본다.
그 여자가 말했던 고요한 가슴이 지금 그 남자에겐 없다.
부끄럽게 요동치는 이 가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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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 여자는 다음 날 떠났다.
원래 그 여자와는 많은 연락을 하지 않았다.
한달에 한번, 또는 두달에 한번 정도, 그 여자에게서 뭐해? 라고 문자메시지가 왔을 때
두어번의 메시지를 주고 받은 후 그 여자의 집으로 갔을 뿐.
그런대 너무나도 허전하다.
그 남자는 그런 허전함을 처음 느껴본다.
허전함, 외로움과는 거리가 멀게, 각각 다른 매력의 여자들과 항상 함께했었고,
잠자리 상대도 여럿 있었다. 그 남자에게서 그 여자가 아쉬울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왜 이렇게 그 여자의 연락을 기다리게 되는걸까?
평소에도 한달에 한번쯤 오던 그 여자의 연락을, 이제 자신과 연락을 끊겠다고 한 그 여자에게서
오는 연락을 기다린다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꿈뻑.
꿈뻑.
눈물이 차 오른다. 그 남자는 놀란다. 내가 왜? 라고 생각하지만.
바보같은 그 남자는 자신이 아직도 뭘 잘못했는지, 왜 슬픈건지 알지 못한다.
그 여자의 생각에, 심장은 미칠듯 두근두근 거리고 있으면서.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