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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어떤 시인에 대한 기억...6 (完)
841 2011.02.18. 07:32

+5편 쓴날 귓으로 저를 따뜻하게 용서해 주신 당시 피치 길드의 피해자 [사랑**]님 감사하고
또한 죄송합니다. 지금 독약 케릭은 [GanG] 길드에 소속되있습니다. 몇년전 친목길드라는
홍보글을 보고 가입했는데.. 길드장도, 길드원도 아무도 없는.. 활동하지 않으면서
탈시켜주지 않은 채 유령길드로 남아있습니다.. 제가 예전 저지른 악행에 대한 인과응보일까요..
내가 저지른 죄값을 치르는 것이라.. 그렇게 생각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귓으로 혹은 편지로 그 시인이 냉정과열정님이 아니냐 묻는 분들이 계신데.. 예기치않게 냉정님이 언급되는 점 그분께 죄송하네요 ㅎㅎ 냉정님이 아니란것만 말씀드릴수 있습니다, 제 글의 주인공이신 그형님은 지금 어둠을 안하고 계신것 같지만 언젠가 다시 들어와서 게시판 글을 보실테고,, 제가 동의없이 형님의 시인 필명을 공개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양해해 주세요. 글을 읽다가 누군지 감이 오시더라도.. 그냥 마음속으로만 알고 계셔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3개월 여의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시간은 많이 부족했지만 나는 고등학교 3년+재수1년의 도합 4년동안 한 공부보다

그 100일남짓의 시간동안 공부를 더 열심히 했다. 게임도 전혀 하지 않았고..

시간이 얼마 없기에 학원도 따로 다니지 않고 두번의 수능으로 쌓인 나의 노하우로

EBS 무료 인터넷강의와 독서실에서 독학으로 나의 세번째 수능을 준비했다

독하게 마음먹었었고, 삼수라는, 내 인생에서 내가 처음으로 내린 진로에 대한 결정이었기 때문일까

100일 공부하고 수능 본 것 치곤 결과가 꽤 좋았고

나는 서울에 있는 조그만 학교 독어독문학과에 합격했다

원래 다니던 천안에 있는 학교에 찾아가서 자퇴를 했고,

3월에 입대 예정이었던 나는 서울지방병무청을 찾아가서 학업 관계로 입영을 취소시켰다.

나는 다시 새로운 학교에서 06학번으로 새내기 생활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동안 수능 공부와 대학생활에 치여서

나는 어둠을 완전히 잊고 살았다

대학교 1학년때의 생활은 즐거웠고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하지만 내 인생에 가장 큰 전환점이었던 사건이 찾아오게 되었는데 그건 2006년 11월 초였다

당시 06동기중에 삼수한 나보다 더 누나가 있었다

그 누나는 부산사는 사람이었는데 나와 금새 친해졌고 나는 그 누나가 좋아져서 11월에 고백을 했다

근데 불행히도 차여서 그 누나와 사이가 멀어지고 나는 12월에 입대 신청을 했다

입대 날짜는 07년 5월 29일이었다

1학년이 끝나고 군입대 관계로 휴학을 한 나는 한동안 안하던 게임과 술에 빠져서 살았다

책상에는 밤새 마시다 남은 소주병이 항상 있었고, 재떨이는 비워도 금새 꽉꽉 찼다

나는 실연의 아픔으로 은둔형외톨이가 되어갔다

그리고 게임에 빠지면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07년 초.. 어둠에 접속해도 나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내장형도.. 그녀도, 다른 많은 과거의 친구들도.. 이젠 없었다

시인의 마을에서 내장형님의 흔적을 찾으려 했으나..

내장형님은 내가 어둠에 접속을 안하던 사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시인 자격을 박탈당하셨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리고 운영자들의 횡포에 화가 치밀었다

그건 내장 형님의 잘못이 아니었다. 정말 웃기는 일이었다

그 일을 빌미로 운영자는 눈엣가시같던 내장형을 내친 것이다.

게시글들을 읽어보니 많은 시인분들께서 내장형을 카바쳐주며

운영자에게 저항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내장형님이 얼마나 상심하셨을 지도 떠오르니 마음이 아팠다

상심하고 어둠을 등진 내장형님의 쓸쓸한 뒷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나도 상심이 컸다

수년간 시인의 마을을 지켜왔던 대들보 같던 형님을 그딴 이유로 내치다니..



내가 내장형님을 알기 전부터 그 시인의 글을 좋아했던 이유는 ..

글에 허례허식과 거만함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소위 글쟁이란 것은 자신의 글에 자부심이 대단하고 그 자부심이 자칫 글에서 거만한 필체로 드러난다

고고한 척 거만한 느낌이 드는 그런 글을 쓰는 시인들도 몇몇 있었다

하지만 내장 형님은 논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필요한 말만을 직설적으로 했고

또 사냥에 지친 유저들이 쉬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연재물도 종종 쓰셨는가 하면

무거운 주제를 말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시인이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장난스럽기까지 한

그 가식없는 모습이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시인의 마을에서 장수 할 수 있던 비결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런데 운영자들의 터무니없는 횡포로 이젠 그 시인과 그의 글들을 볼 수 없다니..

내장형님께 잘못이 있다면., 그 형님은 글을 너무 사랑했다는 것 뿐이다



다시 돌아온 어둠은 마을 맵이 완전히 바뀌고 몇몇 마을은 사라지는 등 완전히 추억을 잃어버리게 했다

그 패치가 옛 추억때문에 이 게임을 놓지 못하던 많은 올드들이 정을 떼게 만든 주범이 아니었을까

처음 어둠을 할때 마을이라곤 밀레스 운디네 피에트 아벨 뤼케시온 루어스 밖에 없었던 그때,

여관, 은행 등등의 실내맵도 엄청 좁았던 그 당시의 사람 바글바글 하던 어둠이 그리웠는데..

엄청나게 넓어진 마을에 사람이라곤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 유령의 도시 같았다

나도 덩달아 어둠은 게시판만 뒤적거리다 나가게 되었다

04학번이던 내 친구들은 1학년을 마치고 05년 초반에 대부분 입대를 했었는데

그들이 하나둘 전역을 하는 사이.. 나는 07년 5월말.. 강원도 102보충대로 입대를 했다

102보충대에서 운전병으로 차출되었던 나는 11사단 신병교육대에서 5주 군사훈련을 이수하고

1야수교에 가서 5주간 운전교육을 받고 강원도 양구의 21사단 백두산부대에 자대 배치를 받았다

군생활은 힘든 점도 있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가장 마음편했던 2년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그리고 짬을 먹어갈수록 즐거웠다. 군생활의 묘미 중 하나는 바로 짬먹는 재미였다



내가 상병 5호봉이던 2008년 9월의 어느날..

나는 3년여 동안 잊고 있던 내장형님과 극적인 재회를 하게 된다..



당시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대대장이 특별 지시해준 4박5일의 위로휴가를 나오게 되었다

할머니의 상을 3일간 치루고 이틀간 휴식을 취하는 사이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 내 사촌동생이 내가 군에있는 사이 어둠에서 방송dj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다

내 동생도 덩달아 그놈과 같이 어둠을 해서 나 모르는 사이에 둘이 완전 폐인처럼 하고 있었다.

나도 오랜만에 그놈들과 어둠을 즐기기 시작했다. 당시 지존이던 내 올힘도도 캐릭으로

놈들과 호러사냥을 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혼자일땐 추억에 젖어 옛 편지들 혹은 게시판이나 뒤적거리다 나가게 되는 어둠이었는데

동생들과 같이 하니까 무의미한 1234와 스페이스질의 호러사냥도 무척 재미있었다

나는 동생과 함께 겜방에서 밤을 새며 호러사냥을 즐겼다

그날따라 나의 어둠의전설 인생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내장형님이 그리워서 편지를 보냈다

물론 그 형님이 언제 읽으실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언젠간 전해지고 답장을 받을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 형님은 그런 분이셨으니까.

..하지만 놀랍게도 답장은 바로 다음날, 나의 휴가복귀 전날에 와있었다.

형님의 시인필명인 그 아이디로부터 온 답장의 전문은 아래와 같다


제목: 동생 보거라

내용:

형이 편하게 잠을 잔 이유가 다 니가 나라를 지키고 있었구나

형은 잘 지내고 있단다

혹 복귀전에 이거 보거든 연락 한번 넣어라 010- **** - ****

300일만에 접속한게 니 편지를 받아보기 위해서 였구나




편지에는 형님의 연락처와 간단한 안부 글이 적혀있었다

몇백일만에 접속 하신 것이 내가 편지를 보낸 내 휴가시기와 운좋게 겹쳤던 것이다

나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번호를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경상도 싸나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내장형 저 강차에요

누구요?

형 저 강차요 생강차요^^

아~~~ 그래 ㅋㅋ 편지봣나



우리가 알게 된건 3년여 전이었지만 직접 통화까지 하는 것은 처음이었고

이것은 그 기약없는 이별을 한 후 3년만의 감격적인 재회였다

"우리 그때 참 재밌게 놀았었는데" 라며

내장형님은 세바 앞을 호령했던 [피치]와 [원펀치삼강냉이]를 회상하셨다

어둠은 시인도 짤리고 재미도 없고 해서 안한다고 하셨다

형님은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내 말에 장사하면서 지낸다고 하셨고 나는 한번 놀러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생활 얼마남았냐는 형의 물음에 내가 200일 정도 남았습니다라고 대답하자

그게 올거같냐면서 토나온다며 날 놀리기도 하셨다

복귀 잘하고 남은 군생활 잘하고 다음에 또 연락하라며 소박하게 웃으시던 내장형님..


내장형님과 통화 다음날 부대 복귀 전, 나는 내장형과 당시 함께 놀았던 그녀의 싸이월드를 찾아갔다

그녀 역시 어둠을 안한지 꽤 되었고 시인의 마을에서도 1년여 잠깐 활동을 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와우에 미쳐있었다

내가 방명록에 내장형과 통화했다면서 너는 어둠 안하냐고 같이 다시 놀자고 했지만

그리운 이름이라면서, 하지만 자기는 어둠에 다시는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했다

아마도.. 사연이 있는 것 같았지만 완강한 그녀의 뜻에 나는 설득을 포기했다

다만 그녀의 앞날이 행복하기만을 빌어줬다




내장형과의 그 처음이자 마지막 통화 이후로 또 3년이 다되어 간다..

내장형님은 아직도 날 기억하고 계실까

3년 전처럼 반갑게 전화를 받아주실까


나는 처음에 내가 그때 내장형님의 번호를 어떻게 알았을까..

그리고 그 전화번호는 뭐였을까 .. 계속 생각했었다

나는 연락이 두절 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는 그때 형님이 생강차에게 보낸 편지로 형님의 연락처를 알고 있엇고

그 번호는 생강차 케릭의 편지함에 아직도 남아있었다..

내 핸드폰에 "기성행님" 이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저장되어있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독약과 생강차의 편지함을 뒤적이면서.. 발견한 형님의 연락처,,

이제와서 다시 연락드리기에는 그동안 나의 부1주의함에 연락도 못드린 것이 너무 죄송해서

도저히 다시 전화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누구보다 어둠을 사랑했고 글과 게시판을 사랑했으며 잘못 된 것은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던,

어둠에서 많은 것을 이뤘으면서도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일시에 내팽개치고

어둠계의 악동이 되기도 마다하지 않으셨던

치열하게 어둠의전설을 살아갔던 한 시인..

형님은 내 마음속 그리고 많은 유저들의 마음속에 영원한 시인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어떤 시인에 대한 기억...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