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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술] 두근두근 #17
244 2011.02.19.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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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가 떠나고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기만 한다.

그 남자는 가끔, 아니 간절하게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 남자는 알고 있다.

그 여자가 자신에게 고백했어도,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싫다고 말했을 것을.

그 남자는 그런 사람이었다. 모두에게 잘해주지만 그것은 일말의 기대도, 관심도 없기에

마냥 잘 해줄 수 있는 것.


철저한 무관심과 닫혀있는 마음으로만 할 수 있는 맹목적인 다정함. 그리고 평온함. 단조로움.


그 여자가 고백을 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가슴앓이를 하다가, 단순한 사랑통보를 하고

홀연히 사라졌기때문에 지금 자신이 힘든거라는 것.


그 남자는 첫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당시가 생각난다.

수 많은 여자를 만나고 돌아다녔던 그 남자에게 여자친구라는 존재가 생긴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처음 여자에게 기대를 하고, 설레어하고, 무관심이었기에 잘해준게 아니라

진심으로 잘해준 여자.


그런 첫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당시에도 그 남자는 딱 3일간만 힘들어하고,

그 재수없는 단조로움으로 돌아왔다.


그 남자는 왜 그 여자가 자신의 곁에서 없어진 후 이렇게 오랫동안 죄책감과

허전함에 시달리는지 분통터지도록 궁금하다. 아무일도. 아무런 집중도 할 수가 없다.

도대체 왜? 결코 내가 그 여잘 사랑했었기 때문은 아니다.


매일매일 그 여자 생각을 조금이라도 덜 하기 위해 술을 마시지만,

술에 취하면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그러나 이미 외워버린. 그 여자의 옛번호로 전화를 건다.

혼미한 정신 속에서도 컬러링도 채 끝나지 않은 전화에대고 서희윤을 몇 번이고 불러댄다.


그 남자는..

그 여자를 다시 볼 수 있길 빌었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나도 사랑해. 이 따위 말은 집어치우고.


정말 미안하다. 내가 너에게 준 상처. 언젠간 나도 돌려받겠지.


그 남자는. 미안하다는 말이 하고싶었을 뿐이다.


내가 그 여잘 사랑하는게 아닌 것은 분명해. 그러니 미안하다는 말이 하고싶은게 분명해.


평소 자신의 감정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그 남자는

그 죽도록 미안한 마음이 진심인지, 힘들어하는 자신에대한 비겁한 핑계인지도 확신하지 못한체

그저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


나는 서희윤에게 미안해야하고. 미안하단 말을 해야하고. 그러면 내가 편해질 것이다.

미안해야하고. 미안하단 말을 해야하고. 그럼 내가 편해진다.

꼭 그래야 한다. 내가 편해지기 위해서.

미안하니까.

보고싶으니까.


제발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