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년 크리스마스 역시
시청 앞 광장엔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졌습니다.
공사때문에 사라져버린 시청건물 탓인지
혹독한 불경기 탓인지
예년에 비하여 상당히 초라해진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
나는 또 작은 추억들을 헤아려 봅니다.
선명하게 빛나는 램프 하나하나 속에
흐릿한 추억들 하나하나 집어 넣다보면
나는 또 어느덧 그때로 돌아가 있습니다.
뒤를 돌아보면, 덕수궁 돌담길.
오오삼삼 지나가는 사람들의 행렬에
잠시 눈이 머무릅니다.
다양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내 앞을 스쳐가지만
한번 지나갔던, 같은 사람이
두번 내 눈에 들어오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굳이 찾다보면 비슷한 사람만을 찾을 수 있을 뿐 입니다.
이렇듯 한번 지나간 추억들은 다시 되돌릴 수 없고,
되돌려지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상 추억에 파묻혀서
예전을 그리워하는가 봅니다.
하지만, 난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지나갔던 많은 사람들처럼
새로운 많은 사람들이 다시 내 눈을 채워주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겐 많은 기회의 시간과 설레이는 희망의 미래가
남겨져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추억은 단지 추억으로 남겨져야 합니다.
지금 이렇게 보내는 시간 조차
머언 미래에는 좋은 추억들로 남겨져
내 추억첩 한칸을 매워줄 날이 올 것입니다.
이번년 크리스마스 역시
시청 앞 광장엔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졌습니다.
흥겨운 캐롤송과 색색의 옷을 입은 많은 사람들,
그 속에 섞여 나는 또 크리스마스 트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예년의 크리스마스와 너무도 같아
시간도 잊었지만,
내 옆에 당신이란 사람의 빈자리가
다시한번 시간을 말해줍니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져야
한다는 사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래야한다는 것도 머리속으로 이해 합니다.
하지만
가슴은 또 나를 이렇듯 추억으로 인도합니다.
오늘은 2008년 12월25일 크리스마스
입니.. 까?
나는 시간을 잃었습니다.
"스며오는 향기는 아련한 백매화향 ..."
ㅡㅡㅡ 히무라 劍心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