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중국 전국시대에, 천필(天筆) 이라는 선비가 살았습니다.
하늘 천, 붓 필 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매우 뛰어난 글솜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의 글을 읽는 사람마다 그의 글솜씨에 모두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작은 시골동네에서 시작된 그의 명성은 곧 나라의 수도에까지 퍼져
임금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임금님은 그의 글 한첩을 읽자마자, 크게 감동하여 그를 수도 왕성으로 불러들였고
천필에게 나라의 신문을 쓰도록 "시인" (詩人) 이라는 벼슬을 내렸습니다.
천필은 글솜씨만큼 마음씨도 어질고 바른사람 이었기에,
시인이 되자마자, 나라와 백성들을 위한 신문을 발행하기 시작하였고
그의 따뜻한 마음과 훌륭한 글솜씨가 베어있는 신문은
백성들에게 큰 호평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일년 이년 십년이 지나갔고,
천필의 마음속은, 시인이 되었을때인 처음과는
꽤나 달라져있었습니다.
나라의 글인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시인인
자신뿐이었기에, 그는 자신을 세상에 특별한 존재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또 그는 나라와 백성들을 위하는 마음이 너무나 지극하였기에
항상 백성들을 위하여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의 그러한 마음은 도를 넘어버렸고,
그는 "시인" 이라는 직책을 망각한채, 정치에 손을 대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직접 정치를 하면, 백성들과 나라를 위하여 더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을것 같았고,
나라의 언론인 신문을 맡아온 "시인" 이라는 신분이
자신을 백성의 대변인이라 말해주고 있는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정치를 하게된 후, 천필의 신문은
백성들에게 인기가 급감하게 되었습니다.
백성들은 천필의 따뜻한 글을 좋아했던 것이지,
그의 정치적 능력을 좋아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인" 이라는 직책이
그의 "능력" 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 "권력" 으로 바꿔버려
그에게는 더이상 좋은글이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