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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어려서부터 공부가 체질이 아니었고, 놀고 먹고 운동하며 건강한게 그의 재산이었다.
그렇다고 그가 뛰어나게 건강하다거나 운동에 자질을 보여 운동선수로 나갈 것도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그랬다.
이도저도 아니면 그냥 공부해라.
그는 생각했다.
목적없이 공부하는게 내 자신을 더 이도저도 아니게 만든다. 라고.
어려서부터 레고, 과학상자를 좋아했고,
게임도 무척 좋아해, 삼국지, 심시티 등의 게임도 많이 한 그는,
고등학교때 장난삼아 친구들과 일한 노가다에 흥미를 느낀다.
다들 힘들다고, 다시는 안한다고 했지만. 그는 건축물이 자신의 손으로 하나 하나 지어진다는데
흥미를 느꼈고, 그 모든 것이 사람의 계획 하에 이루어진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 건물 하나가 있기 위해서, 수 많은 계획을 한다. 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좋지도 못한 이름없는 어느 지방대에 지역개발이 전공인 과로 들어갔고,
거기서도 역시, 사람들과 어울려 놀며 공부는 뒷전이었다.
군대를 다녀 온 뒤, 남은 휴학기간동안 그는 지역개발의 전공을 살려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는 느꼈다. 자신이 매우 늦었다는걸.
조금만 일찍 시작할걸, 그때 왜 놀고만 있었을까. 뼈저리게 후회를 했다.
자신이 이렇게 흥미있어하는것을 깨달았을때 바로 시작했어도 이렇게 후회는 하지 않았을텐데.
라고 느꼈다.
그는 그렇게 후회를 했다고 해서 공부에 뼈를 묻은것 역시 아니었다.
놀거 다 놀고, 할거 다 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공부는 맞춰가며 졸업을 했고,
어느 작은 건축회사에 현장실장으로 파견되었다.
그는 왠지모르게 신이났다.
근무 조건이 좋은 것도 아니고, 일이 쉬운 것도 아니지만, 자신이 흥미를 느꼈던 것에
취직했다는 자체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그는 현장에서 정말 열심히 일을 도왔고, 계획했고, 실천했다.
어느날,
그가 시멘트를 비율에 맞게 섞고 있을 때였다.
한 꼬마아이가 그에게 다가왔다.
아저씨, 이건 뭐하는거에요?
응- 이걸 비율에 잘 맞춰서 섞은다음에, 물감칠하듯이 저기다가 바르면,
저기 저 아파트처럼 돼! 신기하지 ^^?
우와! 아저씨가 아파트 만드는 사람이에요? 멋지다. 나도 하고싶다.
귀여운 녀석. 이라며 한껏 미소를 지어주는데, 뒤에서 엄마가 헐래벌떡 뛰어오더니,
아이의 눈을 가리고, 데려가며 말했다.
욘석! 아무한테나 말 걸지 말랬지?
엄마! 나도 나중에 커서 아파트 만드는 사람 될래. 우리집도 저 아저씨가 만든거야?
멋있잖아!!
엄마는 아들의 등을 찰싹 때리며 말했다.
그럼 못써! 저 아저씨들 다 너처럼 공부 안해서 저렇게 된거야. 저봐봐 얼마나 고생이니 저게
너도 공부 안하면 커서 저렇게 되니까. 공부 열심히 해야된다!!
그는 씁쓸한 미소로 그 모자를 배웅했다.
그가 공부를 하지 않은 것은 맞다.
솔직히 남들보다 더하지는 절대 않았다고 자신한다.
그래도, 자신이 흥미를 느끼고, 좋아하는곳에 취직했다. 내가 하고싶은 공부를 할 때 만큼은
서울대생 못지않게 집중했고, 노력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저 아줌마는 모를거다. 공부 안하면 이렇게 현장에 나올 수 도 없다는 걸.
이 만큼 오는대도 죽을만큼의 노력은 아니지만, 많은 노력은 해야 한다는걸.
국영수만 잘해서, 좋은 대학교에 들어간 걸로 인생의 행복이 결정되지 않는다는걸.
인생의 길은 자신이 정하는 것이지, 엄마 아빠가 정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때 쯤이면,
저 아줌마의 아들은 이미, 하기 싫은 공부를 대충대충 해 가며,
말 그대로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 되어있을거라는 걸.
그는 생각한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모든 것이 공부라고.
나는 국영수를 열심히 안했을 뿐이지. 공부는 누구도 못지않게 열심히 했다고.
나는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있고, 그에 행복을 느낀다고.
내 길을 내 다리로 걷지 않고, 엄마 아빠의 다리로 걷는다면, 그것은 불편할것이라고.
그는 씨-익 웃은 뒤, 다시 시멘트가 잘 섞였는지 휘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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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가 공부의 전부는 아니랍니다.
혹시, 공부 좀 해! 라는 부모님의 잔소리에 또 혼자 울컥! 하고 계신가요?
공부는 내 체질이 아니야! 라며 화나는 속을 스스로 합리화 시키고 계신가요?
틀렸습니다.
공부가 여러분의 체질이 아닌게 아니고, 딱딱한 국영수의 로테이션이 여러분의 체질이 아닌겁니다.
여러분은 충분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길을 걷고 있는, 그 공부 말이죠.
어때요. 좀 더 힘차게 길을 걸어보는건?
혹시 행군 해보셨나요? 다 같이 걷는데 혼자 낙오하면 쪽팔리잖아요~
그래서 죽어라 걷잖아요. 그게 공부에요.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쉽다는 녀석 잡히면 죽는다!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