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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아름다운 유산 #6 -完-
864 2009.01.16. 13:17

내 몸에서 뻗어나오는 빛으로, 나는 내 스스로가 눈을 뜰 수 없었다. 눈을 지긋이 감은채로

몸이 가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검을 휘두른다. 어째서지... 나에게 왜 이런힘이 있는거지..

.... 그리고 드라코를 향해 나는 마지막 검풍을 쏘아내었다. ..

털썩.... ....


하아.....하아... 후우...후우... 누군가의 숨소리가 내 귓가에 들린다. .. 살아남은 자인가.

그래, 그럼.. 나도 살아있는거로군..

누군가 나를 향해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신이 우릴 완전히 버린것은 아닌 모양이군. 전신(戰神) 세토아의 가호가 있었던 모양이다.."


신이, 이 대륙을 끝장내려 했다면... 나는 여기서 살아나가지 못했을까..

그건..... 그래.... 내 머릿속에서 뭔가 흐릿하게 답변이 떠오르던 그 순간 제프의 마지막 말만이

내 귓가를 울렸다..


"넌, 항상 쓰러지는 역할만을 맡는 모양이군. 하지만.. 신의 강림이라.. 이런걸 눈으로 직접 보게될

줄이야. 넌 아무래도 이 대륙을 구하기 위해 선택받은 자인지도 모르지. 그 기사도에 충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다크” 는 이제 내가 맡겠어. 너는.. 이제 쉬어도 좋아... "


숨소리가..

점차....
...... ... .... 하아... 편하다...

........
.........
............


뒤늦게 ... 내가 발견된것은, 후발대로 출발한 기사들에 의해서였다.

첫 원정의 생존자는 나뿐이었다고 했다. 제프는, 제프는 어디로 갔을까...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 다크 군단의 몬스터 침공은 더이상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평화의 날들이 왔다고 좋아했다. .. 제프는 아무래도 “다크” 를 ....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나의 후손들에게 이 아름다운 대륙을 물려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후손들은 또 다시 악으로부터 우리의 대륙을 지켜나가겠지...

나의 몫은 여기서 끝이다. .. 상처받은 몸은 더이상 기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니까...

왕으로부터 하사받은 〔왕의 증표〕 인 '엑시큐터' 는.. 이제 벽에 걸어두자.

...

대륙엔, 그렇게.. 누군가의 희생으로... 다시 평화가 찾아들었다.

.......
.........
..........
............


타닥 타닥-... 화톳불이 불똥을 튀기는 소리. . 아담하고 작은 이 방에, 다시 침묵이 감돈다.

노인은, 이야기를 마치고 다시 수염을 쓸어내리고.. 소년은 그 할아버지의 무릎에 앉아 칭얼댄다.


"와아.. 할아버지, 그럼 그 기사는 어떻게 됐어요?"

"글쎄.. 그 기사는, 어떻게 됐을까.. 아마 지금쯤 어딘가에서 평화로운 대륙을 보며 기뻐하고 있겠지.

허허... "

"에이~..그게 뭐에요.. .. 저는 이만 자러 갈래요... 안녕히 주무세요 할아버지"

"그래... 잘 자거라.."


털컹.. 문을 닫는 소리.

타닥 타닥.. 화톳불이 튀는 소리... 이제 방에는 노인 혼자만 남았다.

노인은 조심스럽게, 몸을 들어... 벽에 걸린 찬란한 검을 바라본다. .. 그래, 이제 나는 잊혀져도 좋아.

저 아이들이 있으니까... ...

우리는.. 우리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유산으로 이 대륙을 남겨준거야...

허허... 나쁘지 않은 생이었다...


창가에... 어렴풋이 제프의 얼굴이 떠오른것 같기도 했다. .. 그리고 노인은 그렇게, 조용히 ...

잠이 들어.. 더이상 깨어나지 않았다.. ..



아름다운 유산 -完- [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