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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녀가 펑펑 운 것은 별로 큰 일도 아니었다.
그냥 가끔씩 찾아오는 그런 허무함, 허전함. 사람 사귀어봐야 하나 소용없는 듯한 외로움에
술김에, 그렇게 눈물이 쏟아져 나온것이었다.
펑펑 울고난 뒤 그녀는 담배를 한모금 빨아들이고 씨익- 웃으며 휴우- 내뱉었다.
그리곤 실실거리며 내게 말한다.
그래도 우리 주인님이라도 붙잡고 우니까 속이 시원하네 ^-^*
킥-
난데없는 울음에 당황했지만, 왜 울었는지, 꼬치꼬치 캐묻지 않아도 알기에
가벼운 웃음 그 이상도 이하도 나는 하지 않았다.
사실, 펫과 나는 자주 만나고, 자주 술을 마시고, 그녀가 외롭고 울적해지는 날에는
그녀의 자취방에서 함께 잠도 자주고 했지만, 평소에 연락을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았다.
펫이 우울해하지 않는 날이면, 언제나 그녀는 여러 남자들과 번갈아가며 술을 마셨고,
춤을 좋아해 나이트에 다녔다.
나는 점점 펫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었다.
나도 여자친구가 생겼고, 펫도 내 친구와 알콩달콩 잘 사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며,
같은과인데 펫의 자취방에서 함께 나오는걸 목격(?)한 목격자들이
불건전한 소문을 암암리에 퍼트려 우리 사이는 참 설명하기 애매한 사이가 되기도 했고,
내 여자친구는 특히 펫과 나의 관계에 예민했다.
아주 아주 가-끔, 내 친구가 펫을 속상하게 할 때면 날 불러 술을 와구와구 먹고
푸념을 털어놓던 그녀,
펫은 내게 항상 말했다.
정말 너뿐이다. 휴- 내 한탄 다 들어주고 내 성격 다받아주고 그런 사람이 너뿐이야 정말
펫의 집안사정을 잘 알고있다.
직접적으로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타지에서 혼자있는 것 이외에도,
집과의 연락상 그녀는 상처를 많이 받을게 분명했다.
그렇다고 캐물어가며 말로만 위로해주는 것도 그다지 내키지 않기에
아무말 없이 그저 들어주고, 또 들어주는게 나의 역할이었다.
언젠가부터, 그녀와의 연락은 거의 하지 않게 되었고,
가뭄에 콩나듯 펫을 만나는 날에는, 마치 펫이 날 만나는 날은 눈물 흘리는 날. 이라고 정해놓은듯,
우는 모습 뿐이었다.
내가 군대를 가기 전,
내가 머리를 깎는곳까지 펫은 함께 왔다.
내 여자친구와 사이도 좋지 않으면서, 훈련소까지는 절대 같이 못가니까
머리깎는 거라도 꼭 보겠다며 꾸역꾸역 따라와 불편한 분위기를 만든다.
그리고 내 펫은 대형사고를 낸다. -_-.
뭔 생각이었는지, 안그래도 군대가기전 데이트라 중요한 날인데 펫을 데려나와
저기압인 여자친구 앞에서, 머리를 빡빡민 내 뒤통수에 쪽- 하고 뽀뽀를 하는게 아닌가 ..-_-
난 순간적으로 뇌를 상실했다.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여자친구한테 죽었다 난........................................................
내 펫은 당당하게 뒤돌며 내 여자친구에게 말했다.
야, 이제 쟤한테 진 빚 다 갚았으니까, 시원하게 니 가져. 쪼잔하게 친구사인거 뻔히 알면서
질투나 하고. 난 간다. 흥
...................
저 망할녀.ㄴ........
-An Optimist 낙천가